월출산의 초하(初夏) by 별곡

4월에 월출산에 갔으니 거의 두달만에 다시 월출산을 찾았습니다.




노랗고 하얀 금계국  너머로 월출산이 보이는 풍경, 천황봉과 우측 양자봉이 보인다.

그때 남도의 논에는 바람이 불 때마다 청보리가 물결처럼 출렁거렸었는데,
지금은  황금물결-백리금파(百里金波)-마저 사라져 버리고 대신 키 작은 푸른 벼 포기들이
자리를 잡아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월출산 장군봉 능선

남도의 산꾼들에게 월출산은 서울의 북한산과 같은 곳입니다.
남도의 산꾼들이 멀리 장거리 산행을 가지 못했을 때 얼른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월출산입니다.


월출산 정상 천황봉에서 본  달구봉 능선

월출산은 불과 800미터가 조금 넘는 산이지만, 남도의 평평한 들판에 솟아 있어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서 시작하는 강원도의 1000미터가 넘는 산들보다 오히려 오르기가 더 힘듭니다.


월출산 정상 천황봉에서 본 향로봉 구정봉

오랜만에 경포대에서 천황봉을 거쳐 바람재로 내려와 경포대로 하산했습니다.
이 코스는 저에게는 추억이 어린 코스입니다.


천황봉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바위. 물고기 머리 모양처럼 생겼습니다.

15년 전 선친이 여든이셨을 때 함께 이 코스로 천황봉에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만난 사람들이
머리가 하얗게 센 선친을 보고 연세를 물어 보고는  다들 깜짝 놀라더군요.


월출산 기암괴석 너머로 천황봉이 보입니다.

선친은 일흔 여섯에 지리산 종주를 하시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산을 좋아하게 된 것도
어쩌면 선친의 모습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월출산 남근바위 계단 오름길


월출산 남근바위. 우측으로 구정봉이 보입니다. 구정봉 모습에서 할아버지의 얼굴 모습이 보이지요?


가르마 같은 구정봉 오름길.  좌측 끝에 향로봉 우측에 구정봉이 보입니다. 구정봉에 새겨진 할아버지 얼굴이 더욱 또렷하게 보입니다.


바람재의 기암괴석 너머로 천황봉이 보입니다.


귀갓길에 월출산과 다시 한번 눈을 맞춰 봅니다.

일년에 서너번 월출산에 갈 때마다 선친과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덧글

  • 도시애들 2009/06/18 22:39 # 답글

    언제 한번 뵙게 때 제일 로 갈곳이...바로
    월출산 입니다..ㅋㅋㅋㅋ금계국...
    그리고 요즘 피는 국화과가 의심스러
    보니 수레 국화라 하더군요..
    꼭...가을에 보는 구절초와 같이 생겼는데..
    외제 래지요..ㅋㅋㅋ 허탈...ㅎㅎㅎ
  • 별곡 2009/06/20 13:17 #

    오시면 함께 월출산 한번 오르지요.^^
    제가 알기로도 외산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산지가 일본이라던가요?......^^
  • 2009/06/18 23: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별곡 2009/06/20 13:18 #

    안나푸르나 가신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꼭 가고 말겠습니다.^^

    월출산은 언제가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늘 좋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좋은 날들 보내시길.^^
  • 시인 2009/06/19 08:49 # 답글

    작년 가을에 첨 갔었는데...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산입니다.^^
  • 별곡 2009/06/20 13:21 #

    시인님 월출산 왔다 가셨지요.
    언제 다시 남도 쪽 산 오시면 꼬옥
    연락 주세요.^^
  • 시인 2009/06/22 09:19 #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 고인돌 2009/06/19 13:18 # 답글

    아...
    선친얘기는 처음듣는데....대단하시군요.^^
    저의 작은 소원도 70에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건데...

    그나저나 남근바위의 상단좌측옆모습이 고릴라(?)를 닮은것 같습니다.
    구정봉에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느껴지긴 하는데...크게 와닿진 않네요.^-^

    주말...
    즐겁고 유익하게 보내시기바랍니다.
    저는 빗속에 대간길을 가야할듯 하네요^^
  • 별곡 2009/06/20 13:24 #

    선친께서 엄청 산을 좋아하셨지요.
    하루 일과를 매일 동네 산에 오르시는 것으로
    시작하셨지요. 일년 열두달을 거의 매일이요.

    대간길 조심히 다녀오시고 소식 기대합니다.^^
  • 락산 2009/06/20 07:28 # 답글

    월출산 그림으로 보아도 대단한 산입니다.
    또 가고 싶어 집니다.벌곡님 즐거운 산행
    많이 하세요.
  • 별곡 2009/06/20 13:25 #

    저번에 월출산에서 락산님을 한번
    뵈었어야 했는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락산님도 늘 즐산, 안산하시길.^^
  • 솔마루 2009/06/21 20:57 # 삭제 답글

    오늘 저도 그코스로 다녀왔는데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볼수없었는데 세삼 새롭습니다,건강하세요.^^
  • 별곡 2009/06/23 17:46 #

    때로는 산에 안개가 껴 조망이 좋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그것대로 산행의 즐거움이 있지요.
    늘 즐산, 안산하시길.^^
  • oz 2009/06/23 09:41 # 답글

    제가 살고 있는 하늘색이랑 넘 달라요..
    쩌런 하늘색 보능거 대빵 어려운데요..
    흙 ㅠㅠ
  • 별곡 2009/06/23 17:48 #

    제가 사는 곳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하늘입니다.
    사셔 봐서 아시겠지만 말입니다.^^

    저도 어쩌다 서울 가면 탁한 공기며 회색빛 하늘에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 oz 2009/06/24 09:33 #

    고갤 들고 하늘을 볼때마다 늘 하는 생각하나..
    한꺼풀 확 버껴버리구 싶따는..
  • 여행과들꽃 2009/06/24 00:35 # 삭제 답글


    와우~~별곡님 선친께서 일흔 여섯에 지리산 종주를 하시기도 했다는데.....

    입이 딱 벌러집니다.

    저도 6~7년전 짧은 코스 중산리로 천왕봉을 가긴 했는데 그때 무지 힘들어서

    지금은 엄두도 못내고 있었죠. 다만 '나도 한번 한번 지리산 천왕봉 올라가봤다'는 추억으로 만족하지만 요.....

    그런데 님의 선친이 76세에 지리산 종주하셨다는 말씀에 용기라는 날개가 돋히려는지 몸이 근질거리네요^^

    순수한 열정으로 몰두할 수 있는 무상의 행위.....

    생존경쟁의 틀에서 일탈하여 감성의 자유, 시간의 자유, 공간의 자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지리산 종주를 저도 70세 안에

    할 수 있도록 꿈을 키우고싶네요.....이게 바로 진정한 삶의 풍요일 것이닌까요 ...부럽다! 그 연세에......


  • 별곡 2009/06/25 09:19 #

    저도 오래도록 산을 오르고 싶은데, 어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도감 있는 산행보다는 느림보 산행을 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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