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삼신봉~세석~장터목~천왕봉~새재)에서 by 별곡

지리산에 들었습니다.


촛대봉의 일출. 실루엣으로 보이는 천왕봉 너머로 찬란한 아침해가 솟아오릅니다.

2007년 2008년 그리고 올해까지 3년째, 6월 5일이면 마치 순례자(Pilgrim)처럼 지리산에 듭니다.
2007년과 2008년도에는 백무동에서 한신계곡을 거쳐 세석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천왕봉에 올라
장터목을 거쳐 다시 백무동으로 내려갔습니다.


촛대봉에서 장터목 가는 길에 해는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때 한신계곡은 계류(溪流)와 연둣빛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신록이 어우러져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때죽나무 꽃이 눈처럼 깔린 길이며, 어둑시근한 숲 속을 밝히는 등대처럼 핀 함박꽃은 지금도 마음속에
오롯하게 남아 있습니다.

연하선경 직전 전망 좋은 곳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2007년도에는 지리 10경 중 하나인 아름다운 세석철쭉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08년도에는 한파가 닥쳐
철쭉꽃이 냉해를 입은 통에 제대로 핀 철쭉꽃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연하선경 길에 본 풍경. 구름이 파도처럼 밀려와 능선은 섬이 되어 구름 바다 위에 떠 있습니다.

2009년 올해는 청학동에서 삼신봉에 올라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한 후 세석대피소에서 배낭끈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촛대봉에서 일출을 보고 중봉과 써리봉을 거쳐 새재로 하산했습니다. 제법 긴 산행이었습니다.








제석봉 풍경. 지리산에 들 때마다 보는 풍경이지만 질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내 마음속 풍경이라고나 할까요.

올해 세석철쭉은 날이 일찍 무더워져 5월 하순경에 절정을 이루고 다 져 버려서
철쭉꽃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중봉에서 아직 지지 않은 철쭉꽃 몇 그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세석철쭉.  이번 산행에서 본 가장 깨끗한 철쭉이었습니다.

지리산을 향해 떠날 때는 늘 가슴이 설렙니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서도 마음은 마냥 즐겁습니다.

세석대피소 위 밤하늘에 우수수 열린 별들을 보며 커피 한 잔 마시는 낭만적인 밤의 정경도
참으로 잊지 못할 풍경입니다.




천왕봉 오름길에 본 풍경. 지리의 주능선에 엷게 구름이 껴 있다.

언젠가는 촛대봉을 넘어오는 달이 얼마나 크고 환하던지 다들 탄성을 내질렀지요.


천왕봉 풍경. 천지간에 가득한 기운을 받아 우화등선(羽化登仙)-신선이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다-의 기분을 느껴 봅니다.

촛대봉에서 일출을 보고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아침 햇살에 몸과 마음까지 젖어 막 잠에서 깨어난
나무와 들꽃들에게 눈을 맞추고, 새들의 경쾌한 지저귐을 들으며 장터목까지 이어지는
연하선경(煙霞仙境) 길을 걸어가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는지요. 



중봉 오름길에 본 천왕봉


중봉에서 써리봉을 거쳐 새재로 하산하는 길에 있는 치밭목대피소.

제석봉에서 고사목 사이로 보이는 지리산의 주능선을 눈길 닿는 데까지 조망하고 천왕봉에 올라
천지간에 가득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 옛 선인들이 느꼈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신선이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다-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습니다.


천왕봉에서 중봉과 써리봉을 거쳐 치밭목대피소에 이르러 시원한 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새재로 하산하거나 조금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대원사로 내려가면 됩니다.

하산 길에 무재치기폭포는 덤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이번 산행에서 무재치기 폭포는 날이 워낙 가문
탓에 폭포로서의 위용을 보여 주지 못했습니다.


지리산 무재치기폭포. 날이 가물어 폭포로서의 위용을 보여 주지 못했습니다.

내년에도 별다른 일이 없으면 6월 5일에는 지리산을 찾는 순례자(Pilgrim)가 되어 산우(山友)들과 함께
다시 지리산을 찾을 것입니다.




덧글

  • 열무김치 2009/06/15 23:59 # 삭제 답글

    역시 언제 들러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사를 내려놓게 됩니다.
    이글루를 떠나고보니 생각처럼 쉽게 오지를 못하네요.
    아무래도 얼른 엠블에서 자리를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좋은 모습으로 자리에 서 계시는 님에게서 커다란 고목을 연상 합니다.
    믾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시는 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별곡 2009/06/18 22:24 #

    늘 좋게 봐 주시고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자주 뵈야 되는데 한 다리 떨어진 것이 천리라고.....
    앞으로는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 시인 2009/06/16 09:25 # 답글

    봄에 철쭉을 보러 바래봉에 갔던 생각이 나네요.
    태어나 첨으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철쭉도 못보고 날씨도 엉망이고...
    지리산에 갔었는지 동네 뒷산에 갔었는지 헷갈리는 산행을 한 기억만 있네요.
    담 기회엔 제대로 함 가야는데...ㅎ

    덕분에 좋은 경치 구경하네요.^^
  • 별곡 2009/06/18 22:25 #

    바래봉 철쭉하고 세석철쭉하고는 모양과 색감이
    다릅니다. 바래봉 철쭉이 화려의 극치를 보여준다면
    세석철쭉은 소박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지요.^^
  • 일체유심조 2009/06/16 13:00 # 삭제 답글

    지리산은 늘 가보고 싶은 곳인데 기회가 잘 오지 않을뿐더러
    조금 자신이 없어지는군요.

    예전에 선비샘 인근에서 몇 몇 일행과 함께 산행을 하다가 천둥과 폭우를 만나
    하룻밤 후라이만 치고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다행히 준비를 철저히 해서 큰 어려움 없이 지냈었지요.

    늘 좋은 자연과 함께 하시는 별곡님 참 보기 좋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날 되시길.....
  • 별곡 2009/06/18 22:27 #

    선비샘, 물 맛이 참 좋은 곳이지요.
    선비샘을 지날 때면 꼭 수통에 물을 채웁니다.
    산에서 겪은 일들은 그것이 힘든 일이었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님께서도 좋은 날 되시길.^^
  • 도시애들 2009/06/16 22:39 # 답글

    정말 멋진 플랜을 만들고 계시군요..
    어머니 산이라고 불리우는 지리산은
    사람을 가려 포옹한다 했는데..
    이렇게 화창한 날을 선하해준
    지리산을 다시 사랑해야 겠습니다.
    멋진 그림 정말 감사드려요...
  • 별곡 2009/06/18 22:29 #

    지리산에 갈 때마다 날씨가 한 부조 합니다.^^
    지리산은 언제 어느 때 가도 참으로 좋습니다.
    님께서도 좋은 날 골라서 언제 지리산에 한번 드시지요.
  • 2009/06/16 23:1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별곡 2009/06/18 22:30 #

    지리산은 언제 가도 싫증이 나지 않는 산입니다.
    그래서 다시 가고 다시 가는가 봅니다.

    7월 초에는 반야봉과 뱀사골 7월 중순에는 2박 3일
    종주 산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고인돌 2009/06/18 10:22 # 답글

    지리산행기 올리셨군요.
    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리주능선과 남부능선길의 풍경이 보이질않네요?^^
    몇년전 남부능선길 산행에서 녹슨 카빈소총알을 본적이 있는데...^-^
    그러고보니...
    중봉이후의 사진도...^^

    언제나 그리운 지리산의 모습
    별곡님의 멋진사진으로 구경잘 하고 갑니다.




  • 별곡 2009/06/18 22:35 #

    삼신봉에서 세석까지 갈 때는 날이 흐려서
    조망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중봉에서 치밭목을 거쳐 새재에 이르기까지도
    안개가 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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