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산 철쭉 by 청산별곡

화려한 꽃들이 향연(饗宴)을 펼쳤던 봄이, 백화(百花)가 난만(爛漫)했던 봄이
영랑의 시구처럼  '찬란한 슬픔의 봄'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산에는 철쭉이 마지막 꽃 잔치를 펼칩니다. 지리산의 바래봉, 합천의 황매산
남원의 봉화산, 보성의 일림산, 장흥의 제암산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철쭉꽃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의 옛 노래인 신라시대의 향가 '헌화가(獻花歌)'에 처음 나옵니다.
신라시대 절세 미인이었던 수로부인을 위해 소를 끌고 가던 노인이 철쭉꽃을 꺾어 바쳤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름다운 꽃을 탐하는 여인과 그 여인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노인이 천 길이나 되는 낭떠러지를 올랐다는
옛이야기를 보더라도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꽃은 아름다움의 표상입니다.

지난 일요일, 봄비치고는 좀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일림산과 제암산으로 철쭉꽃 구경에 나섰습니다.
자주 틀리던 일기예보는 이날따라 잘도 맞아서 일림산에서는 철쭉꽃 구경 대신 비만 쫄딱 맞았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하도 날이 가물어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자주 일어나는 터라 비를 탓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농사철이니 모내기를 하려면 물도 많이 필요합니다. 지난겨울 얼마나 가물었습니까.
그러니 이번 비는 농부들에게는 꿀비입니다.

사자산 미봉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습니다. 거대한 사자 형상의 사자산은 장흥의 스핑크스로도 불립니다.
사자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곳을 '꼬리 미( 尾)'자를 써서 미봉(尾峰), 머리 부분을 두봉(頭峰)이라고 합니다.

비로소 카메라를 꺼내 풍경을 담습니다.
일림산 쪽을 바라보니 일림산 정상은 마치 수꿩의 목덜미처럼 붉게 물들었습니다.

사자산 미봉에서 제암산 철쭉 군락지까지 화려한 철쭉꽃의 향연(饗宴)이 펼쳐집니다.



미봉 직전에 본 풍경. 비로소 비가 개어 조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미봉 쪽에서 본 일림산



철쭉꽃 너머로 보이는 사자산 두봉
 


사자산 미봉에서 본 제암산



제암산 철쭉 군락지에서 본 사자산 두봉












제암산 철쭉 군락지의 화려한 꽃의 향연



제암산의 정상 바위가 멀리서 보면 마치 '임금 제(帝)' 처럼 보인다 하여 제암산이라 불립니다.



제암산 정상 임금바위



제암산 정상을 지나 하산 지점인 감나무재로 가는 능선에서 본 보성 웅치 쪽 조망



감나무재로 가는 능선에서 본 제암산


오전에는 비를 맞고 오후에는 철쭉꽃의 아름다움에 취한 산행이었습니다.










덧글

  • 비사리 2009/05/06 17:16 # 답글

    사진이 너무 멋있어서
    잠시 머물다 갑니다...
  • 청산별곡 2009/05/06 20:39 #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블로그 방문도 감사 드립니다.

    늘 좋은 날 보내시길.^^
  • oz 2009/05/06 22:38 # 답글

    조은 곳 참 마니 다니시는 별곡님이 부럽네요..
    요즘엔 단비라고 안하고 꿀비라고 하나바요?
    꿀비의 의미가 더 와닿네요..

    군데..
    별곡님도 암벽 오르세요?
    헐..
    짱이시당~~
  • 청산별곡 2009/05/07 09:41 #

    단비나 꿀비나 같은 말입니다.
    꿀비는 '곡식이 꿀처럼 달게 받아먹을 비'라는 뜻입니다.^^

    암벽은 오르지 않습니다.^^
    암벽을 하고 싶은데 집사람이 워낙 반대해서......

    사람들이 올라간 제암산 정상 임금바위는 조금 조심하면
    그냥 올라갈 수 있는 곳입니다.

  • oz 2009/05/07 21:55 #

    꿀비가 그런 뜻이어꾼요..
    갈쳐 주셔서 감사함니당~~

    사모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짐작 되요..
    앞으로도 사모님 말씀 잘 들어 주세용~~^^
  • 도시애들 2009/05/07 02:45 # 답글

    비가 힘들게 해주었을 지는 몰라도
    사진보는 우리는 행복하게 해 준거 같습니다.
    부라보..ㅎㅎㅎ 정말 멋지군요...
  • 청산별곡 2009/05/07 10:27 #

    제암산은 철쭉 명산입니다.
    오랜만에 비를 철철 맞고 산행해서 좀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철쭉꽃이 그 힘듦을 충분히
    보상해 주었습니다.

    늘 좋은 날 보내시길.^^
  • 시인 2009/05/07 11:10 # 답글

    비가 와서 그런지 더 깨끗하게 보입니다.
    또 비가 그치니 운무도 아름답고...

    근데 철쭉이 아직 만개한 것 같진 않네요.
    군데 군데 푸른잎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전 지난번에 지리산에서 못 본 것이 아직도 아쉽습니다.^^
  • 청산별곡 2009/05/08 23:05 #

    완전 절정이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5월 5일 쯤 만개했을 것입니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을 보셨어야 하는데
    너무 일찍 산행 날자를 잡은 것 같더군요.
    늘 즐산 안산하시길.^^
  • oz 2009/05/09 22:56 # 답글

    이번 주말엔..
    별곡님 어느 멋진 곳으로 납시시었는지 대빵 궁금하네요..
    오디까요 오디까용??^^
  • 고인돌 2009/05/10 00:26 # 답글

    우와~~~
    피곤에 졸린 눈이 확떠집니다.^^

    역시 꽃사진은 비개인날이 최고인듯 합니다.

    아...
    다시 봐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화요일 전국적으로 비가온다는데...수요일 하루 휴가내고 바래봉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별곡님의 작품인 제암산 철쭉사진...
    마음에 품고 자고 싶습니다.^^
    좋은밤 되시길...
  • 청산별곡 2009/05/12 00:15 #

    제암산 철쭉은 언제 봐도 좋습니다. 여느 철쭉 명산에 뒤지지 않습니다.
    내년에 철쭉 필 때 한번 오세요. ^^

    사진은 날이 좀 흐린 듯해야 더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바래봉은 좀 늦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바래봉 가시면 좋은 그림 많이 담아 오시길.^^
  • 락산 2009/05/10 08:59 # 답글

    별곡님 전번 월출에서도 그랳듯이 제암 일림산도 압서거니 뒤서거니
    산행을 하셨네요? 원래 5월3일 저도 갈려고 하다 5월 5일로 미루어 가겨 되었습니다.
  • 청산별곡 2009/05/12 00:17 #

    그렇게 되었군요. 앞서거니, 뒷서거니 말입니다.
    제가 갔던 날이 5월 3일이었습니다.

    언젠가 한번쯤은 산에서 락산님과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 열무김치 2009/05/13 21:27 # 삭제 답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철쭉이 고산위에 피면 꿈의 궁전이 따로 없을듯 싶습니다.
    산행의 목적이 오르는데 있다지만 이런 경관은 일정 계절에만 볼수 있기에 더 소중해 보이는군요.
    덕분에 좋은구경 하고 갑니다.
  • 이창림 2009/06/11 23:34 # 삭제 답글

    작년 오월에 친구 결혼식 사회 본다고 순천에 갔다가 제암산 휴양림에서 야영을 했는데 산이 저리 좋은 줄은 몰랐네요.
    다음에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 김대현 2009/06/17 10:25 # 삭제 답글

    고어 3기입니다. 사진 하나 하나가 예술입니다. 참 부럽습니다. 멋진 사진들 잘 구경하고 갑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