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by 청산별곡

일요일, 오랜만에 월출산에 올라 천황사에서 도갑사까지 종주 산행을 했습니다.
세사(世事)에 시달리다 보니, 시쳇말로 '빡센' 산행을 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산우(山友)들과 함께 월출산 종주 산행에 나섰습니다.


청보리밭 위로 우뚝 솟은 월출산의 암봉들

지난 금요일부터 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봄꽃들이 화들짝 놀랐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일요일에도 여전히 날은 흐리고 기온은 평년 기온을 밑돌았습니다.

월출산 구름다리 위 매봉에 오를 때는 약한 빗방울이 떨어지고 차가운 바람마저 사납게 휘몰아쳤습니다.
산행 중에는 땀을 줄줄 흘렸지만, 휴식 중에는 차가운 기온 때문에 자켓을 입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습니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일요일,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많은 산행객들이 월출산을 찾았습니다.

천황봉에 서자 너울처럼 펼쳐진 안개 때문에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구정봉, 향로봉 쪽으로 가르마 같이 뻗은 능선길도 보이지 않고, 영암읍 시가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월출산은 기암괴석의 산입니다. 우측으로 흐릿하게 양자봉이 보입니다.

천황봉을 내려서서 기암괴석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구정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여느 산도 마찬가지지만, 월출산에서는 자주 뒤를 돌아다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기기묘묘한 월출산 바위들의 진면목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월출산 정상 천황봉은 뒤를 둘아다 보아도 하산할 때까지 그 모습을 한번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월출산 명물 남근바위를 지나 바람재 바로 위 능선에 서니 바람재에는  일군의 산꾼들이 모여 있고
구정봉 쪽으로 능선길이 손금처럼 뻗어 있습니다. 
 

낮게 깔린 구름장 사이로 잠시 햇빛이 내리쬐자 산은 금세 봄빛을 드러냅니다.


남근바위. 저 계단을 올라 돌아가야 남근석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근바위를 지나 바람재로 가는 능선길.


바람재 바로 위 능선에서 바라본 바람재 모습. 우측으로 구정봉이 좌측으로 향로봉이 솟아 있습니다.

바람재에 도착하자 바람재라는 명칭에 걸맞게 바람은 이곳을 놀이터 삼아 마구 말을 달립니다.
바람을 맞으면서 우리는 함께 간 산우와 어느 해 겨울 소백산에서 함께 맞섰던 그 바람의 위력을 얘기하면서
잠시 추억에 잠깁니다.


구정봉 가는 길에 뒤돌아본 모습. 천황봉은 끝내 그 자태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구정봉의 위용


구정봉 가는 길에 본 기암괴석. 사진 속의 산꾼들은 배낭 뒤에 달린 리본을 보니 
'엠파스 카페 산악회 회원'들이었습니다. 이글루스에 강제로 이사 오기 전 내가 살았던 곳,
이제는 없어져서 추억이 되어 버린 바로 그 '엠파스.' 카페 활동을 한 것도 아니어서
그냥 스치듯 지나갔지만, '엠파스'라는 이름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구정봉에 올라서도 여전히 월출산 정상인 천황봉은 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습니다.
구정봉에서 내려와 마애불을 구경할까 하다, 날이 좋지 않아 그냥 하산 하기로 합니다.


구정봉에서 본 월출산 기암괴석. 의자바위도 보이고 저팔계바위도 보입니다. 의자바위 앞을 어떤 이는 손오공바위라고도 하더군요.

향로봉 옆 비탈길을 따라 걸어 가면 이윽고 억새로 유명한 미왕재에 닿습니다.
모지라진 억새만 바람에 건들댑니다.


미왕재 억새밭

미왕재에서 도갑사까지 이어진 홍계골을 따라 하산을 합니다.
이틀 동안 비가 내려서인지 홍계골에는 제법 세차게 물이 흐릅니다.


미왕재에서 도갑사까지 이어진 홍계골은 수량이 풍부합니다. 계곡 가에 서 있는 연둣빛 나무잎들이 싱그럽습니다.


하산한 후 돌아오면서 본 월출산. 노란 유채꽃밭 너머로 천황봉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물소리를 동무 삼아 걷다 보니 어느새 도갑사에 도착합니다.

오랜만에 한 '빡센' 산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기분 좋은 피로감이 몰려오면서
오히려 몸과 마음은  상쾌합니다.


덧글

  • 고인돌 2009/04/27 20:46 # 답글

    아마 월출산도 별곡님의 파인더로 다시보니 더욱 아름답군요.
    그냥...
    한참을 머무르고 싶을정도로...
    엠파스산악회분들 사진 카피해가도 되죠?^^
    저는 회원였기에...^^
    좋은밤 되세요.
    참 배꼽 가렸습니다.
  • 청산별곡 2009/04/28 20:08 #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아서 생각보다는 좋은
    그림을 얻지 못했습니다.
    엠파스 산악회 회원들 표지를 보는 순간 괜히
    반갑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아도 엠블이 참 좋았는데......^^
    사진 원본이 필요하시면 원본을 드릴게요.^^
  • 열무김치 2009/04/28 00:10 # 삭제 답글

    언제 보아도 좋은 풍광들을 님의 앵글로 다시 만납니다.
    기암괴석의 월출산은 설악산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일을 당하지만 참 위로는 이런 산에서 만나지요.
    위로와 용기를 얻음이 산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겠지요.
    바쁘다는 핑계로 올해는 산다운 산을 오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대신하고 갑니다.
    좋은밤이 될것 같습니다.
  • 청산별곡 2009/04/28 20:11 #

    늘 좋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월출산은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작은 산이지만,
    여느 국립공원 산들과 비교해도 그 아름다움이
    빠지지 않습니다.

    저는 지치고 힘들 때마다 산에 가서 위안을 받고 옵니다.

    아침 저녁 일교차가 큽니다. 건강 유의하시길.^^
  • 일체유심조 2009/04/28 08:26 # 삭제 답글

    저도 이런 장거리 산행을 해본지가 언제인지 모릅니다.
    별곡님 덕분에 오랜만에 월출산 구경을 하게 되는군요.
    아주 오래전에 산악회에서 도갑사까지 종주산행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가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던 때였을 겁니다.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싶은 산입니다.
  • 청산별곡 2009/04/28 20:14 #

    저도 오랜만에 비교적 장거리 산행을 했습니다.
    요즘 맡은 일이 많다 보니 산행도 좀 뜸했습니다.
    월출산은 손꼽히는 명산이라 할 만합니다.^^

    서로 다른 곳에 터를 잡고 보니 자주 못 뵙는군요.
    시간 나는 대로 자주 뵙겠습니다.^^
  • 시인 2009/04/28 09:44 # 답글

    햐...참 새롭습니다.
    작년에 갔을 때 본 풍경들이 하나 둘 떠오르네요.
    특히 기암괴석이 즐비한 풍경이...
    남근석,구정봉,향로봉...그리고 억새밭...

    작년에 제가 갔던 코스와 똑같은 것 같습니다.
    전 무박으로 갔었는데...

    아름다운 경치 잘 보고 갑니다.^^
  • 청산별곡 2009/04/28 20:16 #

    월출산은 구경거리가 많은 산이지요.
    전국에서 많은 산꾼들이 찾아올 만큼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이 걸출한 산이지요.
    서울 쪽에서 오시면 무박 산행이 편하셨을 것입니다.
    시인님, 늘 즐산, 안산하시길.^^
  • 락산 2009/04/29 09:46 # 답글

    별곡님 월출산에서 뵐 수있엇는데 아쉽습니다.
    저 엠파스 그림은 저의 카페 산악회입니다.
    사진 직힌 그 부근에 있었거든요.
  • 청산별곡 2009/04/29 10:03 #

    정말, 아쉽네요. 엠파스 카페 회원들이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락산님이 회원이신 줄 알았다면 락산님을 찾아 뵈었을 터인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
  • 락산 2009/04/29 18:21 # 답글

    별곡님 글씨가 너무 작게 보입니다.
  • 청산별곡 2009/04/29 21:03 #

    맨 위 보기에서 텍스트 크기를 조절하시면 됩니다.
    제 컴퓨터는 보통으로 되어 있습니다.
  • 오로지 2009/05/19 22:16 # 삭제 답글

    월출산 산행의 추억이 새롭습니다.
    원래부터 저희 樂山지기님과도 인연이 있으신 분이시군요.
    Daum에서 저희 엠파스산악회를 검색해보니 블로그글중에서 이글이 첫째로 올라와 있길래 들려보았습니다.
    사진들이 참 멋집니다!
    이글을 저희 카페로 퍼감을 양해해주시고 혹 시간이 되시면 저희 산악회에도 한번 들려 주신다면 큰기쁨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이 계속되기를 ,,

  • 별곡 2009/05/20 18:36 #

    락산님하고 엠파스에서부터 블로그 친구였습니다.
    그날 운이 좋았으면 락산님을 뵐 뻔했는데 말입니다.
    아쉽습니다.

    산악회 카페에 들르겠습니다.^^
    늘 즐산, 안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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