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종주 산행(2)-야리가다케에서 호다카다케까지 by 별곡




새벽에 눈을 뜨니 날이 새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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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좀 띵하고 속이 약간 메슥거리는 것이 고산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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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하면서도 느끼지 못한 고산병이 밀폐된 공간에 여러 사람과 함께 있다 보니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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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하다가 일출을 보기 위해 나가는 산객들을 따라 밖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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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공기를 마시자 고산병 증세는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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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리가다케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오르는 산객들의 랜턴 불빛이 번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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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그쳤지만 대신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게 몰려와 일출을 보기는 글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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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침을 먹고 정상에 오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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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리가다케 산장의 아침 풍경. 셋쇼 휘테가 보이고 조넨다케 쪽 능선이 보입니다.


야리가다케 정상으로 향하는 급경사길은 쇠사다리와 쇠사슬이 설치된 매우 위험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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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산객들은 대부분 안전모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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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어떤 이는 암벽 등반 장비인 밧줄과 퀵도르와 안전벨트까지 착용하고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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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많은 나라이다 보니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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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니 안개와 구름이 몰려왔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사이 주변의 산군
(山群)들이 장쾌하게 조망됩니다.




야리가다케 오름길에 본 산장 모습




거의 수직으로 서 있는 바위를 올라야 야리가다케 정상에 서게 됩니다.




야리가다케 정상의 조망




하산하는 일본 산객들의 모습을 보면 머리에 헬멧을 쓰고 몸에 자일을 묶은 산객들이 많습니다.


정상을 내려와 배낭을 꾸리고 야리가다케 산장을 떠나 두 번째 묵을 호다카다케 산장을 향해 출발합니다.
3
일 간의 산행 중 가장 힘든 산행을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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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리가다케를 떠납니다. 이정표는 호다카다케까지 9km를 가리킵니다.



오바미다케
(3,101m)와 나카다케(3,084m)까지 이어지는 길은 오늘 산행에서 가장 편안한 길입니다.
길옆으로는 군데군데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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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으로는 가사가다케 산군이 운해 속에 뚜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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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파도가 되고 산들은 섬이 되어 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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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가다케 산군(山群)이 우측으로 보입니다.



뒤를 돌아다보니 야리가다케 정상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찔합니다.



오바미다케를 향해 오르다 뒤돌아본 풍경입니다.



구름은 파도가 되고 산들은 섬이 되어 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타호타카다케
(3,160m)는 물론 오쿠호다카다케(3,190m)까지 조망이 됩니다.
뒤로는 야리가다케가 안개 속에서 뾰족하게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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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가야 할 능선이 잠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멀리 북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오쿠호다카다케가 보입니다.





나카다케에서 미나미다케까지 가는 길에 '뺑끼 마크' 선명합니다.


아무도 없는 돌길에는 바람과 안개만이 벗이 되어 주어 조금은 쓸쓸하기조차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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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구하라 갈림길을 지나 미나미다케(3,030m)를 오른 후 10분 쯤 내리막길을 따르면 미나미다케 산장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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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다케 산장. 이곳에서부터 호다카다케 산장까지는 험준한 길이 이어집니다.


안개에 싸인 미나미다케 산장은 건물조차도 흐릿합니다
.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려 봅니다

미나미다케 산장에서 다이기렛토를 거쳐 기타호다카다케(3,106m)까지가 북알프스 산행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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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기렛토 구간의 위험한 암릉길


다이기렛토는 산 능선이
V자형으로 깊게 패인 곳을 말합니다.
곳곳에 낙석의 위험이 도사린 이곳은 최소한으로 설치해 놓은 쇠사슬과 철사다리를 의지해서
내려가고 올라가야 하는 곳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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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옮길수록 길은 험준하고 좁아져서 위태롭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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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같은 암릉 좌우는 천인단애(千仞斷崖)라 한번 삐끗하면 그대로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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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능선


가장 위험한 칼날 능선을 내려오면 안부에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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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가 막아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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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호다카다케 오름길. 잡으면 부스러질 것 같은 바위를 붙잡고 네 발로 등반을 해야 한다.


이곳에서 기타호다카 산장까지는 거의 네 발로 등반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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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기렛토 구간과 기타호다카 산장까지 이어지는 산행은 거의 암릉 등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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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호다카다케 오름길에 본 지나온 칼날 능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이 구간을 넘기 위해서는 상당한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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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호다카 산장으로 향하는 암릉에서 내려다보니 칼날 능선은 마치 거대한 공룡의 등처럼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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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힘든 등반 끝에 기타호다카 산장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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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멋진 조망을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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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호다카 산장


조넨다케 산군
(山群) 능선 위로는 구름이 피어오르고, 내일 하산 길에 오를 마에호다카다케(3,090m)
신록과 만년설이 선명한 색채 대조를 이루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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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호다카 산장에서 본 조넨다케



내일 하산 길에 오를 마에호다카다케



기타호다카 산장에서 본 가라사와 산장


쏟아져 내릴 듯한 산사면 끝에는 가라사와 산장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
산장 주변 야영장에는 형형색색의 텐트가 쳐 있습니다.

산장에서 5분 거리에 기타호다카다케(3,106m)가 있습니다.
구름이 자욱하게 껴 야리가다케는 보이지 않습니다
.



기타호다카다케에서


정상에서
10여 분 정도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르자 가라사와 산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이정표는 좌측으로 가라사와 산장 1.9km, 가야 할 오쿠호다카다케 2.3km를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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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호다카다케를 내려갑니다.


이곳에서 호다카다케 산장까지 가는 길도 지금까지 지나온 길 못지않은 험난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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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면 금방이라도 부스러질 것 같은 바위를 붙잡고 암릉을 오르락내리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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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호다카다케에서 호다카다케 산장까지 이어지는 길도 다이기렛토 못지 않은 험난한 돌투성이 길입니다.


체력은 이미 바닥났습니다
. 바윗길 사이사이에 핀 야생화들이 그나마 힘든 산객을 위로해 줍니다.
기타호다케 산장을 출발한지 2시간 30분 쯤 지나 가라사와다케(3,110m) 정상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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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알프스 능선 길에 핀 야생화


밑으로 호다카다케 산장의 빨간 지붕이 보이고 그 위로 오쿠호다카다케
(3,190m)가 거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좌측으로 마에호다카다케도 모습을 보여 줍니다. 야리가다케 쪽은 아직도 구름에 가려 있습니다
.



가라사와다케에서 본 호다카다케 산장과 오쿠호다카다케



좀 아쉬운 마음으로 호다카다케 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갑자기 구름과 안개가 벗겨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서 저 멀리 창끝처럼 뾰족한 야리가다케와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조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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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리가다케에서 기타호다카다케까지 능선 모습



가라사와다케를 내려갈 때 가사가다케 쪽 구름은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북알프스의 산신은 우리에게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 줍니다
.
이 장엄한 풍경은 고단하고 힘들었던 산행을 한순간에 환희와 감동의 시간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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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다카다케(2,983m) 산장에 배낭을 풀고 이른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창 너머 가사가다케 산군(山群) 쪽이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 황급히 밖으로 나와 일몰을 감상합니다.





호다카다케 산장의 일몰


오랜만에 산에서 보는 장엄한 일몰 광경은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
붉은 노을빛이 서쪽 하늘에 색색의 꽃구름을 피워 올리고 있습니다.



호다카다케 산장


내일 마지막 산행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 피곤한 몸을 눕히자 바로 잠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서너 시간 후 눈을 떴는데 아직 깊은 밤입니다. 어제처럼 약간의 두통과 메슥거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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