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종주 산행(1)-가미코지에서 야리가다케까지 by 별곡

일본 북알프스 종주 산행

-야리가다케에서 오쿠호다카다케까지-

 

#일자 : 2014826~ 829(45)
#함께한 이 : , 송백님, 스빠이더님


산에 오르는 것을 취미로 하여 차차 산행 이력이 붙으면 산객(山客)들은 마음속에 저마다 꿈꾸는 산들을 하나둘씩 가지게 됩니다.
지리산을 종주하니 설악산 공룡 능선을 올라야 하니, 그러다 어느 정도 우리의 산야를 섭렵하고 나서는 해외에 눈을 돌려
네팔의 히말라야와 유럽의 알프스 트레킹
, 일본의 북알프스 종주 산행 같은 또 다른 산에 대한 로망을 가슴속에 품게 됩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이런 곳들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일본 북알프스 산행길은 거칠고 황량한 돌투성이 길입니다.  멀리 창처럼 생긴 야리가다케와 기타호다카다케가 보입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기회가 되어 지난
826일부터 29일까지 45일 일정으로 늘 꿈꾸던 일본 북알프스를 다녀왔습니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혼자 계획을 다 세우고 지인 두 분과 함께 셋이서 북알프스 산행기점인 가미코지를 찾아 가는 것은,
마치 일본의 산객이 우리나라 지리산을 종주하기 위해서 산청의 중산리나 구례의 화엄사를 찾아오는 것과 같았습니다.



일본 나고야행 비행기에서 본 하늘은 쪽빛이었습니다.

몇 번 일본 여행 경험은 있지만, 일본어라고는 아리가또고자이마스밖에 모르는 내가 산행 기점인 가미코지까지
찾아가는 길은 하나의 모험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

인터넷을 뒤져서 자료를 찾고 계획을 짜는 것은 그 자체가 설렘과 기쁨이었습니다
.
출발일이 되자 대책 없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우리 일행은 나고야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행사 가이드를 따라다니면서 정해준 일정대로 편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우리가 직접 모든 것을 계획하고 가보는 것이
진짜 여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말입니다
.


일본 북알프스 종주 산행 들머리는 가미코지입니다. 가미코지에 가기 위해서 추부 공항에서 나고야 역까지 간 다음
거기서
JR 특급 열차를 타고 2시간 쯤 걸리는 마츠모토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다시 신시마시마까지
30분 정도 전철을 타고 가 그곳 역 앞에서 가미코지 가는 버스를 탑니다.
터널이 많은, 아홉 번 꼬부라진 양의 창자 같은 꼬불꼬불한 험한 산길을 1시간 남짓 달리면 가미코지에 도착합니다.
인천에서부터 꼬박 8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산행들머리 가미코지까지는 나고야에서 마츠모토를 거쳐 신시마시마에서 버스를 타야 합니다.
 


나고야에서 마츠모토로 이동할 때는 제법 세차게 비가 내렸는데, 가미코지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습니다.
가미코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탐방안내소에 들러 산악보험부터 들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만약 산행 도중 사고가 난다면 구조비용을 고스란히 개인이 다 물어야 한다고 합니다
.
가미코지 탐방안내소의 젊은 여자 직원은 영어도 잘하고 무척이나 친절했습니다.
보험 가입 서류의 미진한 부분은 직접 작성해 주기도 했습니다.





가미코지 탐방 안내소



시간은 오후 5시가 넘었습니다. 가미코지 탐방안내소를 나와 오늘 숙박할 묘진 산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비가 내린 탓인지 숲은 물기가 가득합니다.

아츠사가와 강을 옆에 끼고 묘진 산장까지 이어지는 길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습니다
.
길가의 나무들은 비에 깨끗이 씻긴 후라서인지 더욱 푸르렀습니다.

산등성이로는 안개가 피어오르고 산 정상은 구름에 가려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냅니다
.
출발한지 50분 쯤 걸려서 묘진 산장에 도착합니다.




오늘 숙박을 할 묘진다케 산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츠사가와 강을 끼고 가는 길은 평지나 다름없습니다.



목조 건물인 묘진 산장은 묘진다케 산봉우리가 바로 올려다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목욕탕까지 갖춘 이곳은 숙소도 깨끗하고 음식도 정갈하였습니다.

마치 일본 온천지역의 료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이가 지긋한 일본 탐방객들과 짧은 영어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북알프스 종주를 하기 위해서 왔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웁니다
.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첫날 숙박한 묘진다케 산장


 
묘진다케 산장 숙소 내부와 저녁 식사


다음 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섭니다
. 도쿠사와 산장까지는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도중에 어제 마츠모토에서 가미코지까지 같은 전철과 버스를 타고 들어온 젊은 산객을 만났습니다.

그는 가미코지 야영장에서 야영을 하고 올라오는 길이었습니다
.
도쿠사와 산장까지 함께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산에 왔다고 합니다
.
도쿠사와에서 우측 나가카베야마로 가서 다른 능선을 종주한다고 합니다.

도쿠사와 산장 앞에는 노란 곰취꽃이 만발했습니다
.
산장 옆에는 야영장이 있고 매점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젊은 산객과 작별을 고합니다
.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와 나는 잠시 동안 산이라는 공통분모로
나이와 국적을 초월하여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묘진다케 산장에서 도쿠사와 산장 가는 길의 풍경



도쿠사와 산장 



묘진다케 산장에서 도쿠사와 산장까지 함께한 일본 젊은 산객의 뒷모습



도쿠사와 산장을 지나 요코오 산장으로 향합니다.
가미코지에서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던 아츠사가와 강은 이제 자갈이 깔린 강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강바닥에는 썩은 나뭇등걸들이 뒹굴고 있습니다
. 강 건너 안개와 구름에 가린 봉우리는 뵤뷰이와입니다.
요코오 산장은 야리가다케와 가미코지의 딱 중간 지점입니다.

이정표는 양쪽으로 각각
11km를 가리킵니다.
요코오 산장 맞은편에 있는 요코오대교를 건너면 가라사와 산장과 호다카다케 산장을 거쳐
오쿠호다카다케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 여행사의 34일짜리 북알프스 산행은 이쪽으로 진행을 합니다.
 


요코오 산장. 가미코지와 야리가다케와 딱 중간 지점입니다.



요코오 대교를 건너면 가라사와 산장과 호다카다케 산장을 거쳐 오쿠호다카다케로 갈 수 있습니다

요코오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야리가다케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제 길도 강도 폭이 좁아집니다. 40분 쯤 걸으면 다리가 놓여 있는 이치노보에 닿습니다.

이곳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야리사와 로지까지는 길이 조금 가파릅니다.
좁은 길에는 야생화가 만발했습니다. 길 옆 계곡으로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옥빛 물결이 달음질칩니다.

야리사와 로지에는 야리가다케에서 하산하는 산객들 몇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야리사와 로지를 지나 돌길 오르막길을 30분 정도 오르면 야리사와 야영장이 나옵니다.

이제 이곳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되고 조망이 터지면서 북알프스의 멋진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요코오 산장을 지나면서부터 길은 좁아지고 조금씩 가팔라지기 시작합니다.



야리사와 로지



야리사와 야영장



야리사와 야영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고 북알프스의 멋진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좌측으로 펼쳐지는 능선의 급경사 산비탈에는 비가 내려서인지 물줄기가 흘러내려 곳곳에 폭포가 생겼습니다.
이 길을 따라 이어진 계곡은 7월 하순까지도 빙하가 덮여 있었는데 지금은 8월 하순이라 자갈밭으로 변해 있습니다.

오마가리 이정표를 지나 드디어 만년설 지대에 도착했습니다
.
야리가다케에서 하산하는 산객들이 줄을 지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만년설 지대를 건너갑니다
.
만년설 지대 끝에 서니 먹구름이 몰려와 후드득후드득 빗방울을 뿌립니다.

서둘러 고어재킷과 방수 바지를 착용합니다
.
북알프스를 산행할 때 유의할 점 중 하나는 상하의가 분리된 비옷을 입으라는 것입니다.

판초 우의는 험난한 능선을 지날 때 바람이 불면 몹시 거치적거리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합니다
.
이것은 북알프스 산장 협회의 권장 사항이기도 합니다.




야리사와 야영장을 지나 만년설 지대까지의 오름길을 뒤돌아본 모습




만년설 지대가 보이는 북알프스 풍경



만년설 지대를 건너고 있습니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쉬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내 육체가 직접 체험한 산의 높이는 최고가 1950미터 한라산입니다.

고도가
2000미터를 넘어서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것입니다. 힘들게 한 발 한 발 내딛습니다.
텐구하라 분기점을 지납니다. 좌측 텐구하라 쪽 암벽은 마치 한라산의 장구목 능선처럼 보입니다.

날씨가 좋다면 알프스의 마터호른처럼 생긴 뾰족한 야리가다케가 보이련만 비가 내리고 안개가 뒤덮여 보이지 않습니다
.
위로 오를수록 너덜길이 이어집니다. 돌길에 하얀 페인트로 동그라미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이른바
뺑끼 마크 길입니다. 돌투성이 북알프 종주 길에서 이 뺑끼 마크는 길잡이 구실을 합니다.



 
텐구하라 분기점




'뺑끼 마크' 길. 북알프스의 돌투성이 길은 이렇게 하얀색 페인트가 길잡이 구실을 합니다.


돌길을 힘들게 한 발 한 발 오르니 야리가다케 1.25km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약 5분 정도 더 올라가면 반류우굴이 있습니다.

야리가다케를 처음 등반한 반류우 스님이 거처한 곳이라고 합니다
.
그의 동상이 마츠모토 역 광장에 세워져 있습니다. 30분 정도 더 오르니 셋쇼 휘테가 나옵니다.

셋쇼 휘테에 들러 갈증을 해소합니다
. 셋쇼 휘테 앞 이정표는 야리가다케까지 1km를 가리킵니다.
된비알의 지그재그 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어느 순간 야리가다케 산장이 나옵니다.

묘진 산장에서 아홉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
, 힘든 첫날 산행이 끝났습니다. 마치 고된 노동을 하고 집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야리가다케를 처음으로 등반한 반류우 스님이 거처했다는 반류우 굴




마츠모토 역 광장의 반류우 스님 동상




야리가다케 산장 밑에 있는 셋쇼 휘테



산장에는 훗훗하게 난로가 피워져 있습니다
.
고도 3,060m에 위치한 야리가다케 산장은 6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산장입니다.

바로 옆에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날카로운 창
() 모양의 야리가다케(3,180m)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일본 산장에 묵으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보다도 화장실이 깨끗하다는 것과 푹신한 요와 이불이 제공되고
갈치잠은 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

또한 건조실이 있어서 신발과 옷을 말려서 입을 수 있으며 식사가 제공된다는 것도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산장과
다른 점이었습니다
.



야리가다케 산장. 6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산장입니다. 바로 옆에 창처럼 날카로운 야리가다케가 서 있습니다.



야리가다케 산장 내부와 저녁 식사. 아침 저녁 식사와 점심 도시락을 포함하여 1인당 10,500엔입니다.



야리가다케. 3,180m. 창처럼 뾰족하게 생겨 일본의 '마터호른'이라고 불립니다. 북알프스의 심볼과도 같은 산입니다.


이른 저녁을 먹고 내일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피곤한 몸을 눕히니 곧바로 까무룩하게 잠속으로 이끌려 들어갑니다.







 


덧글

  • 카파 2014/12/18 16:38 # 삭제 답글

    야리가다케 산장 까지 많이 힘드시던 가요??
    저는 혼자 가려는데 저는 무거운 배낭은 아직 경험이 없구요
    10km 평지산행 주로 했어여


  • 별곡 2014/12/20 14:37 #

    야리사와 산장까지는 힘들진 않습니다. 야리사와 산장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야리가다케까지 페이스를 잘 조절하고 가셔야 합니다.
    될 수 있으면 배낭은 가볍게 메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 고지식한 얼음의신 2015/04/23 09:18 # 답글

    기타알프스 산행시 경비내역과 접근방법 산장예약방법등을 자세히 알수 없을까요?
    이번 여름에 도전할 계획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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