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으로 빨갛게 타오른 불갑산 by 별곡

산행일시 : 2014914일 일요일
날씨 : 맑음
산행코스 : 불갑사 주차장(40)-덫고개(15)-노적봉(40)-노루목(25)-연실봉(35)-
구수재(25)-동백골(20)-불갑사(10)-불갑사 주차장


굴비의 고장 영광에 있는 불갑산은 높이
516m로 연실봉이 정상이다.
원래는 모악산이라 불렸는데 백제시대 때 불갑사가 지어지면서 산 이름도 불갑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불갑산 산행은 보통 상가 지역을 지나면 나오는 좌측 첫 번째 화장실이 있는 곳을 들머리로 한다
.
또는 불갑사에서 좌우측 길을 따를 수도 있다.
어느 코스를 따르든지 원점회귀형 산행이다.


불갑산에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릴 때는 이른바 상사화라고 불리는 꽃무릇이 만개할 때다
.
우리가 불갑산을 찾은 날도 전국 각지에서 곰비임비 도착한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꽃무릇은 대개
9월 중순 경에 만개하는데, 영광의 불갑사, 함평의 용천사, 그리고 고창의 선운사가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규모 면에서는 불갑산이 제일이다.


불갑산 꽃무릇



우리 일행이 불갑산을 찾은 날은 때맞춰 꽃무릇이 만개하여 불갑사와 불갑산 일대는 온통 붉은 빛으로 빨갛게 타오르고 있었다.
꽃무릇은 한자로 석산(石蒜)이라고도 하는데,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 모양의 뿌리'라는 뜻으로 '돌마늘'를 일컫는다.

한편 꽃무릇은 꽃이 지고나서야 비로소 잎이 나와,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어 서로를 그리워한다고 하여 일명 상사화로도 불린다.
산행 들머리에서 깊 양 옆으로 붉은 꽃무릇이 만개한 소로를 10여 분 정도 따르니 계단길이 나오고 그 길을 오르면 능선에 서게 된다.


등산로 입구 소로


능선 직전 계단


덫고개로 가는 능선길 길섶에도 꽃무릇이 피어 산꾼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잠시 조망이 트인 곳에서 보니 불갑사가 내려다 보인다.


능선에서 내려다본 불갑사

산행을 시작한지 40여 분만에 덫고개에 도착한다.
불갑사 쪽을 산행들머리로 잡으면 덫고개에 바로 오를 수도 있다.
덫고개에는 탐방객들이 쉬어 갈 수 있게 정자가 세워져 있다.


덫고개



덫고개에서 치받이 오르면 예전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호랑이 굴이 나온다. 굴 입구에는 호랑이 조각상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1908년 불갑산에 살던 호랑이를 한 농부가 포획하였고, 그 호랑이를 일본인에게 당시로는 거금이었던 200
원에 팔았
다고 한다
.

일본인은 호랑이를 박제로 만들어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영광군에서는 이 호랑이 포획 100주년을 맞이하여 호랑이를 돌려받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대신 호랑이 박제를 모형으로 제작하여 불갑사 공원 곳곳에 세워 놓았다.
현재 목포유달초등학교에 있는 불갑산 호랑이는 남한에서 잡힌 호랑이로는 유일하다고 한다.



호랑이 굴과 호랑이 상

호랑이 굴을 지나면 노적봉과 법성봉이 나온다.
불갑산의 봉우리들은 대부분은 능선 상에 우뚝 솟은 것이 아니어서 이정표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가 쉽다.

능선길은 산행객들로 정체가 된다.
체증은 도심의 도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꽃이 피고 단풍이 곱게 물드는 산 위에서도 체증은 있다.

이윽고 노루목에 닿는다. 노루목 좌측은 임도로 연결되어 있어서 차로도 오를 수 있다.
이정표는 좌측으로 밀재를 우측으로는 해불암을 가리키고 있다.



노루목


노루목에서 길은 위험한 길과 안전한 길로 갈라진다. 갈라진 길은 곧 다시 만난다.
조망을 즐기려면 위험한 길로 가야한다. 사실 바윗길이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등산 초보자도 다 갈 수 있는 길이다. 바윗길에 서니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산들은 물결이 되어 아득히 퍼져 나간다.






바윗길의 조망


조망을 실컷 즐기고 불갑산 정상인 연실봉으로 향하니 정상에 오르는 계단은 인파로 붐빈다.
정상석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탐방객들이 줄서 있다.



불갑산 정상 연실봉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북적이는 인파를 뒤로 하고 연실봉에서 내려와 구수재로 향한다.
구수재로 향하는 길옆 커다란 바위 위에 고사목이 춤추는듯이 서 있다.

그 고사목을 보자 문득 '죽어서 한결 가비여운 영혼'이라는 어느 시인의 시구가 떠올랐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손을 내뻗어 춤추고 있는 저 나무는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듯했다.



고사목



구수재에서 직진하면 함평의 용천사로 갈 수 있다.
우측 길을 따르면 동백골을 거쳐 불갑사로 내려간다.

동백골을 거쳐 불갑사로 하산하는 길에도 붉은 상사화가 지천이다.






동백골의 꽃무릇


동백골의 어둑시근한 숲에 햇빛이 들어오면 붉은 꽃무릇은 더욱 붉게 타오른다.
불갑사로 발길을 향한다.


불갑사 대웅전. 보물 제830호


불갑사 저수지


절 구경을 하고 내려오자 불갑사 주변 공원은 온통 꽃무릇 천지다.






 


불갑사 공원의 꽃무릇


꽃무릇의 붉은 자태에 취한 아찔한 산행이었다.




 


덧글

  • 그날 그때 그곳에서 2014/09/25 14:17 # 답글

    꽃무릇의 자태에 빠질만 하네요~ ~ ~ ~
    넘 매력있고 이뻐요
  • pimms 2014/09/26 17:00 # 답글

    요염하게 예쁜 꽃인 것 같아요. 자태에 취해 아찔했다~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올해는 딱 두 송이(그루?) 봤는데, 언젠가 시기 맞춰서 불갑산에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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