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단풍산행 by 별곡

산행일시 : 2013113일 일요일

날씨 : 흐림

함께 한 이들 : 목산 산우들

산행코스 : 돈내코 탐방로 입구(130)-평궤대피소(40)-남벽통제소(60)-윗세오름대피소(90)-영실통제소

 

한라산 단풍 산행을 위해 목포항에서 씨스타크루즈호를 탔다.
거선(巨船)은 힘차게 기관(機關)을 작동하여 출항한다
.



출항


배는
, 목포에서 진도를 거쳐 추자도에 이르기까지 올망졸망 떠 있는 수많은 섬들 사이를 미끄러지듯이 빠져 나간다
.
다도해(多島海)에서 바다는 섬들 사이에 갇혀 대양(大洋)이 아니라 잔잔한 호수(湖水)가 된다
.

목포에서 제주까지 4시간 30여 분 동안 펼쳐지는 다도해(多島海)
의 그림 같은 풍광에
여행객들은 잠시도 지루할 새가 없다
.

예정 도착 시간보다 20여 분 늦게 제주항에 도착한다
.
기관(機關)의 힘이 아무리 세도 배는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다음날 한라산 등반을 위해 새벽부터 서두른다.
한라산 등반은 육지로 나오는 배가 출항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약속된 시간 내에 산행을 마쳐야 한다
.

산행코스는 돈내코에서 영실까지다
.
3
년 전 6월 초순 경 철쭉을 보러 왔던 코스다
.



2010년 6월 6일 한라산 풍경


한라산은 겨울에 서너 번
, 봄에 한 번 등반을 해 봤지만 단풍철인 가을 등반은 처음이다
.
한라산의 단풍은 어떤 모습일까
.

탐방객의 마음은 설렌다
.



돈내코 코스 입구

이른 아침을 먹고 산행 들머리인 서귀포 시온동산 앞 돈내코 주차장에 도착한다.
묘지 사이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7~8분 정도 걸으면 돈내코지구 안내소 건물이 나온다.






돈내코 통제소 위 억새가 핀 산자락. 서귀포시가 아련하다


좌측 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탐방로가 시작된다
.
곧이어 억새가 춤추는 산자락이 나오고, 이곳에서 뒤를 돌아다보니 서귀포시가 흐릿하게 보인다
.

긴 나무계단을 오르면 이제 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
낙엽이 깔려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숲속은 날씨 탓인지 어둑하다
.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 서서히 고도가 높아진다
.
평궤대피소가 나오기까지 거의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은 숲속 길을 따라야 한다
.

해발 고도가 1000m가 넘어가자 드디어 곱게 물든 단풍이 보인다
.
단풍은 육지에 있는 산들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







돈내코 코스의 단풍


비유해서 말하자면 설악산이나 내장산 등 육지 산의 단풍이 성장
(盛裝)을 한
세련된 도시 여인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
이곳 한라산의 단풍은 화장기 없는
담백
(淡白)한 섬 색시의 고운 자태를 보는 듯하다고나 할까
.

단풍에 취해 자꾸 발걸음이 늦어졌지만,
어느 순간 시야가 환해지면서
노란 조릿대가 지천으로 깔린 산자락 너머로 한라산 남벽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평궤대피소


평궤대피소에 도착했다
.
무인 대피소인 평궤대피소에서는 좌우로 조릿대가 깔린 길을 따라 계속해서 남벽을 보고 걸어간다
.


넓은드르 전망대


'넓은드르'라 이름 붙여진 전망대에 서니 서귀포와 그 앞 바다에 떠 있는
섶섬
, 문섬, 새섬, 밤섬이 엷은 휘장에 가린 듯 흐릿하게 보인다
.

조릿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남벽을 마주보면서 발걸음을 재촉하니 남벽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
평궤대피소를 떠난 지 40여 분만에 남벽통제소에 닿는다
.



평궤대피소를 지나면서부터는 계속 남벽을 보고 걷는다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남벽의 웅장한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
남벽의 가장자리에 솟은 바위들은 그 형태가 기묘하고 용암이
흘러내린 자국이 남은 직벽은 깎아지른 듯이 솟아 있다
.



남벽통제소


예전에는 이곳에서도 백록담으로 오를 수 있었다고 한다
.
남벽통제소를 떠나 긴 나무계단을 오르면 방아오름샘이 나온다
.



방아오름샘 앞을 지나는 탐방객들


가뭄 탓인지 물은 나오지 않는다
.
이곳에서부터 윗세오름대피소까지 이어지는 길은 한라산의 다양한 풍광(風光)과 식생(植生)을 볼 수 있다
.
 






한라산의 다양한 모습


이국적이기까지 한
, 한라산의 이 풍경들을 보면서 이번 산행이 얼마나 낭만적인가를 몸소 느껴 본다.
드디어 윗세오름대피소에 닿는다
.

해발 1700m. 제일 먼저 탐방객들을 반기는 것은 까마귀다
.
한라산에는 유독 까마귀가 많다
.



윗세오름대피소


윗세오름대피소의 까마귀들


탐방객들이 던져 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모습이다
.
누군가가 먹을 것을 하나 던져 주자 까마귀들이 먹이 다툼을 벌인다
.

그것은 그것대로 탐방객들의 볼거리가 된다
.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과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을 벗 삼아
이곳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영실로 하산 길을 잡는다
.

윗세오름에서 영실기암 상부에 이르는 곳까지는 이른바 작은 돌이 서 있는 밭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선작지왓이라 불리는 평원지대다
.



선작지왓을 가로지르는 하산길


이곳은 산철쭉과 털진달래 등의 군락지가 넓게 발달해 있고
고원습지가 있어 생태적으로 가치가 매우 큰 곳이라고 한다
.

선작지왓을 지나가는 하산 길은 나무를 깔아 놓았다
.
이 길에 서면 자꾸 뒤를 돌아다보게 만든다
.



윗세족은오름 전망대 가는 길


광활한 고평원지대 너머로 백록담의 남벽이 솟이 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
나무가 깔아진 길을 따라 노루샘을 지나니 윗세족은오름으로 오르는 계단길이 나온다
.

윗세족은오름에 오른다
.
, 한라산의 또 다른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



윗세족은오름전망대에서 본 풍경


안개처럼 구름이 피어오르는 평전
(平田)
너머로 부드러운 장구목 능선이 보이고
현무암의 검은 남벽이 우뚝하다
.

마음속에 풍경을 담는다
.
풍경은 추억이 되고, 문득 일상이 지루할 때 풍경은 나를 위로해 줄 것이다
.

윗세족은오름을 내려와 너덜지대를 지나면 구상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
영실로 내려가는 길은 계단을 놓아 정비를 잘 해 놓았다
.



영실 하산길


영실 쪽에서 많은 탐방객들이 올라온다
.
병풍바위 위쪽에 서자 멀리 오름들이 흐릿하게 보인다
.

병풍바위 밑으로 보이는 깊은 계곡의 단풍은 퇴색된 수채화처럼 우련하게 보인다
.
오백나한을 비롯한 영실의 기암들도 그 형태가 뚜렷하지 않다
.



영실 기암, 날씨 탓에 그 모습이 흐릿한다


아쉽다. 천변만화(千變萬化)의 날씨 탓이다.
돈내코에서 윗세오름까지는 간간이 푸른 하늘도 볼 수 있었지만
,
이제는 금세 비라도 뿌릴 것만 같다
.

영실통제소가 가까워지자 소나무 사이로 단풍나무들이 보인다
.
이곳 단풍은 아직 볼만하다
.



영실통제소 쪽 단풍


아름다운 풍경에 홀린 듯이 마음을 빼앗긴 산행이 끝났다
.
통제소에서 버스가 주차해 있는 곳까지는 택시를 타거나 아스파트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




영실통제소에서 한라산탐방안내소로 내려가는 길의 단풍


우리 일행은 단풍이 고운 이 길을 걸어서 내려갔다
.



선상에서 본 추자군도의 일몰


돌아오는 배에서 본 선상
(船上) 노을은 이번 12일 산행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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