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산행기(의상봉 능선) by 별곡

수려한 암봉미의 의상봉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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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시 : 201362일 일요일

#누구와 : 목산 산우들과 함께

#날씨 : 맑음

#산행코스: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60)-의상봉(20)-용출봉(10)-용혈봉(10)-증취봉(10)-
부왕동암문(40)-나한봉(10)-715(5)-청수동암문(40)-통천문(5)-승가봉(10)-사모바위(45
)-
삼천사(15)-삼천사탐방지원센터



북한산. 연중 가장 탐방객이 많이 찾는 산.
인구 1000만이 넘는 거대 도시 서울 도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

버스표나 지하철표 한 장이면 저 눈부시게 아름다운 갈맷빛 산에 갈 수 있다는 것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이다
.



의상봉 능선에서 본 북한산 총사령부


수줍게 고백하건데 산을 좋아하고 산에 오른 지가
20
여 년 가까이 되지만,
서울에서 잠시 살 때 북한산 언저리로 놀러 간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나는 북한산을 정식으로 올라본 적이 없다
.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기 시작한 후로도 몇 번 북한산 산행 계획을 세웠지만
,
가려고 하는 그날이면 꼭 무슨 일이 생겼다
.

그래서 나는 산도 인연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
.
아마도 오랫동안 산을 좋아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

오래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한 연인들이 상봉을 하듯이 드디어 북한산에 가게 되었다
.
북한산을 찾아가는 날은 마치 칠월칠석날 직녀를 만나러 가는 견우처럼 마음마저 설렜다
.


오늘 산행 코스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다양한 북한산 코스 중 의상봉 코스다
.
의상봉 능선은 국립공원 측에서 난이도 A
로 지정할 만큼 어려운 구간이기도 하지만
북한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난 곳이다
.

또한 이 코스는 2007년도 여름에 낙뢰사고가 발생하여 많은 사상자를 낸 용혈봉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새벽밥 먹고 떠나 오전 11시가 다 되어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역시 서울 도심에 있는 산답게 많은 인파로 붐빈다. 날씨는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
정면으로 의상봉이 뾰족하게 보인다
.




산행들머리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탐방센터를 지나니 곧바로 길이 갈라진다
.
좌측은 백운대와 대남문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 보도블럭이 깔린 길이 의상봉으로 가는 길이이다
.

이 길을 따르니 곧이어 의상봉 1.2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
이곳에서 500m쯤 오르면 백화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

여기서부터 길은 경사가 급한 오르막 바윗길이다
.
슬랩지대에서는 쇠밧줄을 잡고 오른다. 토끼바위가 나온다. 그 모양이 기묘하다
.



토끼바위



의상봉 능선은 거의 바윗길이라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조금 더 오르니 좌측으로 원효봉과 서울의 산꾼들이 북한산 총사령부(?)라 부르는
염초봉
,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등이 뚜렷하게 조망된다
.

우측으로는 비봉과 사모바위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
의상봉 정상에 도착한다. 의상봉 정상은 여럿이서 점심을 먹기 좋을 만큼 평평하다
.

꿀맛같은 점심과 휴식 후 의상봉을 내려와 복원된 성곽길을 지나 용출봉에 오른다
.
이곳에서 뒤를 돌아다보니 산행들머리에서 뾰족하게 보이던 의상봉이 펑퍼짐하게 보인다
.



용출봉 가는 길에 본 의상봉과 원효봉


우측으로 원효봉도 뚜렷하다
.
신라의 고승이었던 의상과 원효의 이름을 붙인 것이 범상치 않다
.

용출봉을 내려와 쇠밧줄을 잡고 용혈봉에 오른다. 2007년 낙뢰사고가 있었던 곳이다
.
비가 와서 미끄러운 바윗길을 쇠밧줄을 잡고 오르던 탐방객들은
이 쇠밧줄에 떨어진 낙뢰에 순식간에 감전되었을 것이다
.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



용출봉에서 용혈봉 가는 길


곧이어 나오는 증취봉은 바위를 올라서서 조금 돌아가야 표지석을 볼 수 있어서
탐방객들이 이곳이 증취봉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쉽다
.

의상봉 능선은 곳곳에 북한산의 진면목을 구경하기에 좋은 조망처가 많다
.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회백색의 완강한 화강암과 갈매빛 신록이 어우러진 풍경은
탐방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

증취봉을 지나니 부왕동암문이다. 이곳에서 우측 길을 따르면 삼천탐방센터(2.8km)로 내려 갈 수 있다
.
그대로 대남문 이정표 쪽으로 직진한다. 20여 분 정도 길을 따르니 나월봉 밑이다
.



부왕동암문


나월봉을 오르는 길은 몹시 위험해서 출입통제 구역으로 지정해 놓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월봉을 오르는 탐방객들이 있다
.



우회한 나월봉


과태료를 물어야한다는 펼침막을 넘어 끝내 그곳으로 가는 탐방객들은 과연 어떤 배짱들인지 모르겠다
.
주변에도 지리산을 비롯한 국립공원의 출입통제 구역을 다니는 것을 자랑 삼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

불법행위를 자랑하는 그들을 보면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
나월봉을 우회하는 길에는 이정표가 없어서 자칫하다가는 길을 놓칠 수 있다
.

공원관리공단 측에서 이정표 하나 정도는 세워 놓았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다시 능선에 올라 나한봉에 오른다
.



인수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나한봉 오르기 직전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로 원추형의 인수봉이 보인다
.
그 옆으로 도봉산까지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 준다
.

나한봉을 내려와 715봉에 오른다
.
정상석 대신 이정표 기둥에 하얀색 페인트로 715봉이라 써 놓았다
.

715
봉을 내려오니 청수동암문이다. 그대로 직진하여 문수봉을 우회한다
.
문수봉 정상은 오르기 어렵다는데 몇몇 탐방객들이 올라가 있다
.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느낀 점들 중 하나가, 서울 산꾼들 참 대단하다(?)는 것이다
.
기울기가 상당한 슬랩지대도, 안전장비 오를 수 없으리라 보여 지는 곳도 그냥 막 오른다
.



문수봉


문수봉 바로 앞 바위 안부에 오르니 보현봉은 지척이고
그 너머로 흐릿한 시야 속에 서울 시가지 고층 빌딩들이 보인다
.

북한산에는 유난히도 불교 이름을 딴 봉우리들이 많다
.
아마도 불국토(佛國土)를 꿈꿨던 우리 선조들의 염원이 담긴 것이 아닐까
.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다시 길을 따른다
.



횃불바위


이제 길은 의상봉 능선에서 비봉 능선으로 바뀐다
.
그런데 비봉 능선이 시작되는 암릉에 웬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
내 눈에는 횃불처럼 보인다. 어떤 이는 두꺼비라고 한다
.
연꽃바위라는 사람도, 심지어 똥바위라는 사람도 있다
.
횃불이든, 두꺼비든, 연꽃이든, 똥이든 보는 사람 마음대로 보면 된다
.


암릉길을 따르니 커다란 바위 위에 악어 머리가 얹혀 있다
.
북한산에서 본 토끼바위, 횃불바위,
악어 머리바위 등
다양한 모습의 바위들은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





비봉능선의 급경사 내리막길


이어서 마치 칼로 자른 듯한 커다란 바위를 지나니 경사가 몹시 급한 내리막 바윗길이 나온다
.
쇠난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간다. 이곳에서는 내려가고 올라오는 탐방객으로 인해 정체가 된다
.



통천문


잠시 숲길을 지나 통천문에 도착한다
. 거대한 바위 양쪽 사이에 작은 바위 하나가 절묘하게 걸쳐 있다
.
이곳에서 승가봉은 지척이다. 승가봉에서 바라보니 지나온 나한봉, 715, 문수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

앞으로는 비봉과 사모바위가 지호지간(指呼之間)에 있다
.
오늘 산행의 하산 길은 사모바위 못 미쳐 삼거리에서 삼천탐방센터로 내려가는 길이다
.

사모바위에 도착한다.
의상봉 능선에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사모바위를 직접 와서 보니
조물주의 솜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비봉



사모바위


진흥왕 순수비가 있다는 비봉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산 길로 접어든다
.
계곡의 물소리를 노래 삼아 내려가니 삼천사다
.



삼천사


삼천사에서 볼 만한 것은 돋을새김으로 된 보물
657호 마애여래입상이다
.
삼천사를 빠져나와 미타교를 건너 음식점이 있는 상가지역을 지나면 삼천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

이곳에서 산우(山友)들과 함께 북한산의 수려한 암봉미에 흠뻑 빠진 행복한 산행을 마친다.


덧글

  • 돈아 2013/11/29 21:10 # 삭제 답글

    오늘. 제가 다시 태어난날입니다.
    나름대론 북한산 거의 모든코스를 섭렵했는데...
    나의 교만이 오늘 영영 북한산의 魂이 될뻔.
    아이젠 없이 간만에 힘든코스를 가려고 북한산을 만만이 보고 의상봉을 오르다가
    눈덥인 산의 미끄러움속에서 정말 죽음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정상에서 기도했습니다. 살려줘서 고맙다고...
    "겸손하고 잘난척하지 않게 살기로" 또한번 정말 인생을 배웠습니다.
    Good Luck Today~
  • 황토하늘 2018/02/10 06:40 # 삭제 답글

    북한산은 암능길이 험난하군요
    머문동안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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