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 산행기 by 별곡

방태산에서 파도처럼 굽이치는 산들의 파노라마를 보다



강원도 인제군 방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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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시 : 2013223일 토요일

#누구와 : 광주블랙야크 명산40도전단과 함께

#날씨 : 맑음

#코스 : 방동2(30)-방태산휴양림매표소(45)-구룡덕봉·주억봉갈림길(80)-매봉령(50)-
구룡덕봉(60)-주억봉(60)-구룡덕봉·주억봉갈림길(30)-산림문화휴양관(40)-방동2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음속에 그리면서 꼭 가보고 싶은 산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산들 중 하나가 바로 방태산이다
.

마침 광주 블랙야크 명산 40 도전단이 방태산을 간다기에 망설임 없이 따라나섰다
.
강원도 오지에 있는 방태산은 남도에서 쉬 갈 수 없는 산이다
.

20
여 년 전쯤 방태산이 인접해 있는 내린천을 끼고 운두령을 넘어간 적이 있었다
.
오지의 굽이굽이 길을 달려갈 때만 해도 나는 청춘이었다
.
차창 밖으로 스치는 꽁꽁 얼어붙은 내린천 두꺼운 얼음 위에 투명한 햇살이 내리쬐어 반짝이고 있다
.
물끄러미 바라보는 차창 너머로 추억의 편린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

차 뒤에 앉은 몇몇 산우들은 인제군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군대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있다.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라는 것이 반쯤은 과장된 이야기지만,
군대 갔다 온 남자들에게는
두고두고 꺼내서 써 먹는 추억거리이다
.

당시 우리 세대에서는 인제, 원통에서 군복무를 한다고 하면 꼭 이런 말이 따라 나왔다
.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방태산이 있는 인제는 그만큼 오지라는 뜻이다
.




산행들머리 방동 2교

각설(却說)하고, 어느새 버스는 방동 2교에 도착하였다.
겨울철이라 버스가 주차할 수 있는 방태산 휴양림 내의 제1주차장까지는 길이 통제 되고 승용차만 갈 수 있다
.

전국에서 곰비임비 도착한
10여 대의 버스들이 산행객들을 토해 놓는다.
이곳에서 휴양림 매표소까지는 30여 분 큰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

휴양림 입구까지는 계곡을 끼고 군데군데 펜션과 민박집들이 들어서 있다
.



방동리 약수마을


방태산 휴양림 매표소



휴양림 매표소
, 1주차장, 산림문화휴양관, 1야영장, 2야영장을 지나
드디어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는 갈림길 앞에 섰다
.

이정표는 좌측으로 매봉령과 구룡덕봉을 직진 방향으로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을 가리키고 있다
.

방동2교에서 이곳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좌측 매봉령 쪽으로 길을 잡는다.
러셀이 된 길이지만 눈이 거의 무릎까지 닿는 곳이 많다
.

갈림길에서
20여 분쯤 와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다.
이제 길은 매봉령까지 치받이 길이 이어진다
.



매봉령 치받이 길


찬바람이 품속을 파고든다. 재킷의 후드를 쓰고 체온 보호에 신경을 쓴다.
장갑을 벗고 기록을 할 때는 금세 손이 시렸다
.

산등성이를 쓸고 가는 세찬 바람이 쌓인 눈을 날린다
.
북풍한설(北風寒雪)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

빈 가지를 달고 있는 헐렁한 숲에서 바람은 나뭇가지에 찢겨 사납게 울부짖는다
.
거친 숨소리와 함께 가풀막진 길을 올라채니 매봉령이다
.

이정표는 우측으로 구령덕봉 1.5km를 가리킨다
.



구룡덕봉 가는 길의 조망



매봉령에서 다시 치받이 길을 오르니 비로소 시야가 막힘없이 터진다
.
우측으로 가야할 방태산 정상 주억봉이 우뚝하다
.
그리고 너울너울 산너울 너머 하늘과 맞닿은 곳에 오대산과 계룡산이 솟아 있다
.




구룡덕봉까지 이어지는 임도


구룡덕봉까지는 임도가 이어진다
.
펑퍼짐한 구룡덕봉은 통신시설물이 들어서 있고 전망 데크가 있다
.

이곳에서 조망은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막힘이 없다
.
오대산, 계방산, 점봉산, 설악산까지 억센 골격을 드러낸 산봉우리들이 파도처럼 굽이친다
.



구룡덕봉



구룡덕봉에서 본 주억봉


구룡덕봉에서 주억봉 직전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지금까지 오르막에 비하면 편안한 길이다
.
삼거리에서 400m를 치고 올라야 정상인 주억봉이다
.

주억봉에는 조그마한 돌탑이 있고 돌탑 옆에 정상 표지목이 초라하게 서 있다
.
산의 규모에 비해 멋진 정상 표지석 하나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

이곳에서도 역시 조망은 목측(目測)의 끝까지 펼쳐진다
.



방태산 주억봉



방태산 주억봉의 조망


시간은 오후
3시를 훌쩍 넘었다. 겨울산은 해가 일찍 떨어진다
.
서둘러 하산길을 재촉한다. 정상에서 삼거리로 다시 내려가 좌측 길을 따른다
.

삼거리에서 40여 분 정도 이어지는 내리받이 길은 푸석푸석한 눈이 쌓여 아이젠이 소용없을 정도로 매우 미끄럽다
.
몇 번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고, 마지막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는 아예 앉아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왔다
.

내리받이길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발목이 시큰거리고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
.



주억봉 밑 삼거리



주억봉 밑 삼거리에서 구룡덕봉과 주억봉 갈림길까지는 경사가 가파르고 몹시 미끄러웠다.




구룡덕봉과 주억봉 갈림길


드디어 구룡덕봉과 주억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
이곳에서 시계를 보니 예상 하산 시간보다 30여 분 정도 늦게 되었다
.

하여 조금이라도 다른 산우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산행들머리인 방동
2교까지는 바람처럼 내달렸다.
다행히도 꼴찌는 아니었다
.




나무들 비탈에 서다


산행 후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문득 산행 길에 보았던, 추운 겨울을 묵묵히 견디고 서 있는 방태산의 나무들이 떠올랐다.
땅속 깊숙히 박힌 뿌리는 이 한겨울 하얀 눈을 자양분 삼아 곧 다가올 봄에 연둣빛 이파리들을 가지마다 밀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으리라
.

그리고 비움으로써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주변의 풍경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나무의 미덕
!
산은 오늘도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

마음속에 품었던 산을 오른 뿌듯함에 피곤마저 달아나 버렸다.


방태산은 계곡이 좋아 여름에 다시 한 번 산행을 해 보고 싶다
.
살둔산장에서 1
박을 하고 개인산 능선을 타고 구룡덕봉에 이른 다음 주억봉에서 깃대봉을 거쳐 남전동으로 하산한다면
긴 여름날 멋진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덧글

  • sid 2018/07/26 11:53 # 답글

    갈 만 한 곳 없나 둘러보던 중 우연히 왔다가 푸르른 겨울하늘 밑 장관 잘 보고 갑니다 정말 멋있네요!! 이 더운 날 뼛속까지 시원해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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