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의 우연한 만남 by 별곡

참으로 오랜만에 지리산 산행에 나섰습니다.

산에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지리산은 매년 서너 번씩 올랐지만,
올해는 묘하게도 지리산을 자주 찾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바쁜 일상 생활에 핑계를 대보지만, 늘 마음 한 편에는 지리산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10월 초순 기다리고 기다리던 지리산 산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산행 전날은 마치 지리산에 처음 오르는 사람처럼 마음마저 달떠서 잠까지 설쳤습니다.

산행들머리인 산청의 중산리에는 산행객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인파 속에 휩쓸려 산행에 나섰습니다.
칼바위, 망바위, 개선문, 법계사를 거쳐 드디어 천왕봉에 오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뜻밖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오랜 블로그 친구인 '고인돌'님을 천왕봉에서 만난 것입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엠파스 시절부터 고인돌님과는 '절친'이었지요.
제가 사는 곳에 고인돌님이 일 때문에 오신 적이 있어서 얼굴을 익히기도 했지요.

그 후로는 온라인 상으로만 만남이 이어졌는데, 세상에나  이 넓은 천지 속에서,
그것도 지리산 천왕봉에서 만날 줄이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지리산 천왕봉 바로 밑에 설치된 계단에서 막바지 숨을 고르고 있는데
전화기가 울리지 않겠습니까. 받아 보니 바로 고인돌님이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이라는 말이 오고가고 뒤를 돌아다 보니 고인돌님이
중봉으로 가는 이정표 앞에 서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찌나 반갑던지요.
천왕봉에서 만나자고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우연'이었지요.

지리산이 '우연한 만남'이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살다 보면 종종 우연한 일들을 겪게 되지요.



산들의 파노라마. 언제 봐도 눈이 다 시원해지는 풍경입니다.



천왕봉


 
파란 하늘 아래, 산들이 불끈거리는 힘줄처럼 솟아 있습니다.



온몸으로 가을을 표현하는 나무도 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의 수문장처럼 우뚝 솟은 나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천왕봉 직전에 이 풍경을 담고 있는데 고인돌님의 전화가 왔었지요.



고인돌님과 천왕봉에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천왕봉에 핀 산오이풀. 색이 바래고 말라 가는 산오이풀이 어찌나 의연하게 보이던지요.



군락을 이룬 산오이풀 너머로 멀리 산들이 굽이칩니다.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하니.......







천왕봉에 모인 인파. 지금도 휴일이면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여기에 케이블카까지 설치하면......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제석봉 내려가는 길에도 천왕봉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이런 고사목이 서 있습니다.



산에서는 오른쪽, 왼쪽, 앞과 뒤로 자주 눈을 돌려야 이런 풍경들을 놓치지 않습니다.



통천문에서 본 제석봉은 서서히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제석봉에서 본 늠름한 천왕봉의 모습



제석봉 전망대. 항상하는 말이지만 산에서는 '사람도 풍경'이 됩니다.



고사목, 시든 풀들. 멀리 실루엣으로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 언제 봐도 싫증나지 않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오랜만에 오른 지리산은 친구도 만나게 해 주었고, 아름다운 풍경도 보여 주었습니다.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아름다운 추억 하나 마음속에 오롯이 새겨졌으니까요.^^ 



덧글

  • 빈바구니 2011/10/10 23:49 # 답글

    흠~ 흠~ 흠~~~
    역쉬~~ ^______^

    요즈음엔 주말이면 남펴과 함께 집 주변 야트막한 산들을 찾아갑니다.
    별곡님이 오르시는 산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것도 저는 많이 버겁습니다.

    산에 갈 때마다 별곡님 생각을 합니다.
    산 = 별곡님
  • 별곡 2011/10/13 21:13 #

    저도 산에 가면 늘 버거움을 느낍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는, 내가 왜 왔나?
    후회도 하고 말입니다.^^

    산행 경력이 붙으면 산행 중에 몸이 빨리 회복됩니다.

    서서히 경력을 붙여서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등도 꼭 가 보시기 바랍니다.^^

  • 고인돌(장빠루) 2019/06/07 22:56 # 삭제 답글

    제가 이글을 못봤ㅈ었군요ㅋ
    8년전임에도 기억이 또렷합니다.
    별곡님과의 소중한 인연 떠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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