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초 1박 2일 짧은 여행 by 별곡

집사람과 함께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원래 계획은 대관령을 가려고 했었는데, 연말의 폭설로 인하여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대신에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충남 예산과 서산 지방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제일 먼저 공주 마곡사를 들르고 이어서 예산의 예당저수지를 거쳐
덕산온천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서산마애삼존불, 개심사, 해미읍성, 간월암을
거쳐 내려오는 여정을 짰습니다.

다 한번쯤은 예전에 가 본 곳이지만, 다시 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또한  아주 오래 되어서
날로 쇠잔해져 가는 기억과 옛 추억도 떠올릴 겸 이렇게 여정을 잡아 본 것입니다.


[공주 마곡사]









예부터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듯이 마곡사는 봄 경치가 뛰어난 곳인가 봅니다.
겨울에 찾아간 마곡사는 좀 쓸쓸한 느낌이었습니다.

겨울 산사라는 곳이 동안거(冬安居) 기간이어서인지 몰라도 찾아오는 사람도 좀 뜸해 붐비지 않고
호젓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예당저수지]





얼어붙은 겨울 호수.
아득히 펼쳐진 수면(水面)은 은회색빛 빙판으로 변하여 물결마저 일지 않았습니다.


 
[서산마애삼존불]





'백제의 미소'
그 한없이 넉넉하고 부드러운 미소는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오늘날까지도 생생합니다.

백제의 이름 없는 석공(石工)은 자기가 후대의 걸작이 되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삼존불을 가리는 누각이 있었는데, 억지 춘향식으로 지어진 누각을 없앤 것은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산 보원사지]





폐사지의 황량함
그 황량함을 아득한 세월 동안 견디어 온 당간지주, 5층 석탑



[길 위의 풍경]





서산의 야산은 소를 키웁니다.
지금은 벌거벗은 모습이지만, 봄이 오면 이곳 언덕은 푸른 초지로 변합니다.



[개심사]





이십 년 전 개심사는 참 예쁜 절집이었습니다.

휘어진 문지방에서 큰애가 두 손으로 턱을 받치고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집사람이 꼭 어릴 때 큰애의 포즈을 취하며 사진을 찍어 주라고 합니다.

큰애가 군대를 갔다오고 어느새 대학 졸업반이 되었으니, 세월
참 많이 흘렀습니다.



[해미읍성]







해미읍성 성곽길을 따라 성을 한바퀴 휘 돌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해미읍성 앞에 있는 짬뽕으로 유명한 중국집에서 번호표를 타고 기다리면서
먹은 짬뽕은,  '시장이 반찬'이라는 우리 옛말을 확인 시켜준 것이 아닐까요.



[간월암]








간월암은 밀물이 들어오면 스티로폼으로 만든 배를 타고 건너야 합니다.
우리가 건너갔을 때는 분명 육지였는데, 우리가 나온 후 불과 수 초 사이에
바닷물이 들어와 그 다음부터는 배를 타고 오고 가야  했습니다.


[후기]



이번 짧은 여행은 실상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멋진 이벤트 하나 없이 그냥 평범한 여행으로 때운 것 같아 집사람에게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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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도시애들 2010/01/12 07:18 # 답글

    아니 이 여행이 평범한 여행이라면
    그럼 어데로...하긴 산이 빠졌군요...
    근처에 작은 산이 몇개 있긴한데..ㅎㅎㅎ
    어여쁜 사모님 께서 무슨 산이냐 한것 같아요..ㅋㅋ
    멋진 사진 다 정겹습니다. 달라진건 없는데
    딱 한군데 있군요....해미성벽의 깃대들....
    참...마애불 누각은 그림으로만 보게 되었고요..ㅎㅎ
    뒤늦게 축하 드립니다....부라보!!~~
  • 시인 2010/01/12 09:01 # 답글

    결혼기념일이시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여행을 함께 하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전 부럽기만 하네요.^^
  • 일체유심조 2010/01/12 16:37 # 삭제 답글

    행복한 나들이 하고 오셨군요.
    아이들 어릴땐 함께 자주 다녔는데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여행스타일이 저랑 워낙 틀려서.....^^
    간월암 사진을 보니 아마도 안면도와 간월암에 다녀온 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ㅎㅎㅎ
    두 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oz 2010/01/20 23:39 # 답글

    우왕~~
    사모님 진짜 진짜 이뿌시당~~
    두분 아주 오래오래 이러캐 이뿌게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천사 2010/01/22 09:34 # 삭제 답글

    아름다운 풍경과 해설 고맙습니다. 두분 지금처럼 해로하시고 행복하세요. 사진 기술이 뛰어나시군요.
  • rtrt 2010/01/23 22:19 # 삭제 답글

  • zz 2010/01/24 21:46 # 삭제 답글

    충남 서산에 사는데..해미읍성은 날씨가 풀리고 나서는 와서 편안히 구경하고 걷기에는 참 좋은 곳 같아요~ㅋㅋ하시만 억지로 짬을 내어 멀리서 오기에는 약간 아쉬운 그런 곳 같네요..저는 해미읍성이 집과 가까워서 가족이랑 유명한 중국집에서 짬뽕도 먹을 겸 자주 가기는 하거든요..ㅋ저는 그 중국집가면 사람들이 다 중국사람같고 중국에 온 기분이던데..~사진 잘보고 가요~두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ㅋ^
  • 고인돌 2010/02/10 14:49 # 답글

    음....짧지만...
    알차고 아름다운 결혼기념일 여행이셨을것 같습니다.
    사모님의 건강한 모습 보기 좋네요.
    두분 내내 행복한 여행 많이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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