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남부능선(삼신봉~쌍계사)에서 by 별곡

헌걸차게 달려가고 있는 지리산 주능선 위, 파란 하늘에 옥양목보다 더 흰 구름이 가볍게 떠 있다.
햇살은 산등성이 위로 가득, 그리고 거침없이 쏟아져 내린다.

가을의 아름다움은 현란한 색채에서 나온다. 지난여름이 녹색이 지배하던 일인 천하였다면,
가을은 다양한 색깔들이 어우러져 빛나는 색채 마술을 보여주는 색(色)의 세상이다.

여름철 내내 녹(綠) 하나로 단조롭던 숲에, 어느새 황(黃)과 적(赤)과 등(橙)이
햇살과 비와 바람을 타고 실려와 숲을 물들인다.

숲은 고운 빛깔로 단장하느라 분주하다. 흥성흥성하다.

막새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들은 일제히 몸을 흔들어댄다.
바람으로 술렁거리는 숲속에 눈부신 빛기둥이 비추면
나뭇잎들은 은밀한 제 속살까지 내보여 준다.

저 북녘에서부터 사람이 걷는 속도로 내려온다는 단풍이
지금 지리산 자락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내일이나 모레, 아니 글피쯤 단풍은 또 어느 산자락에서 서성거리고 있을까요.


삼신봉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지리산 주능선 위 파란 하늘에는 눈처럼 흰 구름장들이 떠간다. 




빛기둥이 비출 때 단풍잎들은 마치 실핏줄처럼 퍼진 잎맥들을 드러낸다.


삼신봉에서 본 내삼신봉(삼신산정)


핏빛 단풍


천왕봉은 구름에 가려 있고 뾰족하게 촛대봉이 보인다.


내삼신봉(삼신산정)에서 본 삼신봉


쇠통바위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주홍빛, 핏빛 단풍, 파란 하늘. 가을이 보여주는 색채 마술은 현란하기만 하다.


덧글

  • 시인 2009/10/22 11:22 # 답글

    역시 지리산입니다.
    산세도 넘 좋고 단풍도 제법 고은 것 같고...

    가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대신할 수 있으니 고맙습니다.^^
  • 별곡 2009/10/25 20:54 #

    지리산은 언제 가도 좋습니다.
    시인님도 좋은 날 택해서 지리산에 한번 드십시오.^^
    멋지 풍경이 시인님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 도시애들 2009/10/22 12:47 # 답글

    아직은 설악의 단풍과는 대조적이군요..
    하긴 소요산 단풍도 절반인데 따뜻한 지리산은
    아마도 월말이나 되야 절정일것 같군요..
    그래도 정말 멋집니다. 흰 구름까지 동조를 해주어
    색이 하나 늘었습니다.ㅎㅎㅎ
    항상 건강한 산행 바랍니다.
  • 별곡 2009/10/25 20:57 #

    제가 갔을 때는 8부 능선 정도까지 든 것 같더군요.
    아마 지금쯤은 단풍이 상당히 밑으로 내려왔을 것입니다.
    설악산 단풍이 바위들과 어우러져 사람들을 압도하는 남성적 멋을 풍긴다면
    지리산은 어머니 산답게 사람을 압도하기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운치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2009/10/22 15: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별곡 2009/10/25 20:58 #

    산에서 보는 파란 하늘, 흰 구름은 언제 보아도 가장 멋진
    풍경일 것입니다.
    게다가 비단에 꽃을 더한 격으로 붉은 단풍 빛깔마저 보태졌으니
    그 아름다움이야 말로 표현하기는 부족하지요.^^
  • 락산 2009/10/22 21:41 # 답글

    지리산 단풍 그림 멋집니다.저도 2박3일 지리산 반야봉 주변을 돌고 왔습니다만....
    즐거운 산행 많이 하세요.
  • 별곡 2009/10/25 21:00 #

    락산님도 지리산 다녀 가셨군요.
    락산님 집에 가서 반야봉. 민둥산, 운악산 사진 보고 왔습니다.
    진정 산을 사랑하시고, 늘 멋진 산행하시는 락산님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 고인돌 2009/10/29 22:48 # 답글

    이야~~~
    진짜 핏빛단풍입니다.^^
    어떻게 저런 색감이 나오는지....신기하네요.
    지난주 행사가 마치고 엊그제 평일 휴가내서 강천산 다녀왔는데...
    약간 이른감은 있지만 강천산 단풍도 좋더라구요.
    별곡님의 사진만큼 이쁘지는 않았기에...^^
    지리...눈내리기전에 한번 더 가봐야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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