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백담사-봉정암-중청대피소-천불동 계곡-소공원)사진 산행기 by 별곡

3년 전, 그러니까 2006년 8월 말에 설악산에 갔었습니다. 공룡능선을 오르기 위해서 말입니다. 
공룡능선은 산꾼들의 로망이지요. 그때 공룡능선을 처음 올랐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설악산까지는, 남한 땅 끝에서 끝이니까 큰맘을 먹지 않고는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룡능선. 2006년 8월 30일 촬영

그 당시 공룡능선에 오를 때는 날이 매우 좋아 아름다운 공룡의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여름 휴가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8월 둘째 주 
주말에 다시 공룡능선을 오르기 위해 설악을 찾았습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과 소청대피소를 거쳐 중청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공룡능선에 오르는
코스는 3년 전 코스와 똑같습니다.  

3년 전 구곡담 계곡은 수해로 인하여, 시쳇말로 쑥대밭이 되었었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 아직도
수해의 생채기가  군데군데 남아 있었지만 정비를 잘 해 놓았습니다.


용대리 입구에 핀 꽃들이 산꾼들을 반갑게 맞아 줍니다.
용대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20여 분쯤 가면 백담사가 나옵니다.
산행은 백담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백담사를 출발하여 1시간쯤 지나면 영시암이 나옵니다.
영시암 채마밭의 상추들이 싱싱합니다.










구곡담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


용손폭포를 지나는 산행객들. 어느 절의 불교대학 산악회에서 봉정암 순례를 위해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구곡담 계곡 좌측으로 용아장성의 암릉들이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며 우뚝 솟아 있습니다.


용아폭포. 계단을 올라가면 쌍폭이 나옵니다.




쌍폭. 짙푸른 물색만 봐도 마음이 서늘해집니다.


구곡담 계곡에는 빼어나게 아름다운 소(沼)와 폭포가 많이 있는데, 국립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안내판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구곡담 계곡과 작별을 고하고 된비알을 올라채면 해발 1244m에 위치해 있는 봉정암에 도착합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이 있어 불교도들에게는 성지 순례 코스에 들어가는 곳이어서 
험한 산길을 마다하지 않고 많은 신도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봉정암 사리탑.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했다고 하여 '불뇌보탑'이라고 부릅니다.
자연 암석을 탑의 기단부로 삼아 그 위에 바로 오층석탑을 올렸습니다.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 간절한 소원을 비는 부부의 정성이 참으로 갸륵합니다.


사리탑 옆에 있는 곰 형상의 바위. 
어쩌면 설악에서 살던 곰 한마리가 부처님께 간절한 소원을 빌다
그대로 돌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봉정암을 떠나 40여 분 정도 가풀막진 길을 올라채면 소청대피소가 나옵니다. 
흐린 날씨가 소청대피소에 도착하자마자 기어코 비를 뿌리고 맙니다. 




소청대피소의 조망. 구름이 설악의 아름다움을 너울처럼 감싸 버렸습니다.


소청봉에서 중청가는 길은 계단을 놓아 정비를 했습니다.
3년 전 왔을 때도 이곳에서 비를 만났는데 오늘도 또 비를 만납니다.


드디어 중청대피소와 대청봉이 보입니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하여 배낭끈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사방을 둘러보니,
세상은 온통 구름 바다가 되었습니다.

대청봉에 오릅니다.

산봉우리들은 구름 바다 위에 섬이 되어 떠 있습니다.
구름 바다 위를 건널 수 있는 배가 있다면 그 배를 타고 섬이 되어 떠 있는
저 산봉우리들을 향해 노를 저어 가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되어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른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기분을 만끽합니다.
 








조물주는 구름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지 아름다운 꽃까지 선물해 줍니다.
나도바람꽃과 산오이풀이 산상화원에 만발했습니다.
꽃과 어우러진 장쾌한 파노라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대청봉에서 한참을 머물다 중청대피소에 내려오니 해가 집니다.
산 위에서 보는 노을이 참으로 곱습니다.


다음날 일찍 눈을 떠서 갈 길을 서두릅니다. 아침을 희운각대피소에서 지어 먹고
공룡에 오르기로 하나, 날씨를 보아 결정하기로 합니다.  



어둠 속에서 중청대피소를 떠나 소청봉 내려가는 계단에 서니 눈앞에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우측으로 용아장성릉의 용의 이빨이 조금 보입니다.


소청봉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군데군데 계단도 다시 놓았고,
돌길도 많이 다듬었습니다.

희운각대피소에서 아침을 해 먹고 날씨를 보았습니다. 날이 갤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공룡능선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가 없었으나,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슬비가 그칠 줄 모르고 천지는 안개가 가득하여 결국 공룡능선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합니다.











천불동 계곡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 하는 길에, 비는 계속 내립니다. 이제 사진도 찍을 수 없습니다.
비선대에 내려와서 마등령으로 가는 이정표를 보니 공룡능선을 오르지 못한데 대한 
진한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설악동 소공원에 도착하니 비로소 비가 그칩니다. 

마음속에 담아온 설악의 풍경들이 가끔씩 눈에 선합니다. 


 





덧글

  • 도시애들 2009/08/22 18:12 # 답글

    정말 힘은 드셨겠지만
    신선놀음엔 틀림없습니다.
    오히려 맑은 날 보다 더 운치가 있는것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물론 힘든 들겠지만..ㅋㅋㅋ
    정말 멋진 풍광 덕분에...잘..ㅎ.ㅎㅎ감사
  • 별곡 2009/08/25 14:41 #

    그때 모라꽃 태풍이 왔습니다.
    갈까 말까 한참 망설이다 떠난 산행이었는데
    결국 비 때문에 공룡은 못 갔지만, 대신 또 다른 풍경을 보고 왔습니다.
  • 시인 2009/08/24 07:39 # 답글

    결국 공룡은 못 잡으셨네요.
    아쉬움이 크셨겠습니다.
    저도 약 2년 전에 공룡을 잡으러 갔었는데 비가 와서 좀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좋은 한주 되시길...^^
  • 별곡 2009/08/25 14:44 #

    좀 아쉽기는 했지만,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시간에도 좀 쫓기고 있었거든요.
    아쉬움이 남아야 다시 가보지 않겠습니까?^^
  • 고인돌 2009/08/24 13:17 # 답글

    ^^조용하시다했더니 설악에 드셨었군요.
    구름가득한 대청봉에서의 모습...
    참 아름답습니다.
    저도 설악에 가려고 계속 날을 보는데 대간길하고 겹쳐서 못가고 있답니다.^^
    ...
    언제 시간이 나겠지요.
    그날을 생각하며 별곡님의 사진만 보다 갑니다.
    공룡...
    편안하게 생각하세요.^^
  • 별곡 2009/08/25 14:45 #

    진즉부터 계획한 일이라, 태풍이 오고 있어도 그냥 갔습니다.
    대신 공룡은 포기했지만 일찍 하산해서 속초 시내를
    좀 구경했습니다. 오징어회도 먹고요.^^
    나름 괜찮은 산행이었습니다.^^
  • 일체유심조 2009/08/25 19:37 # 삭제 답글

    햐~~~!
    이런걸 대리 만족이라고 합니까?

    도반들이 올 가을에 봉정암엘 가자고 졸라서(?)....고민하고 있는중에
    멋진 광경들을 만나게 되는군요.

    한동안 봉정암 사리탑에 문제가 있었는지 가설물이 설치되어 있는것을
    보았었는데, 별곡님 사진을 보니 해결이 된 듯 보이지 않는군요.

    얼마전 부터 절집에서 대안을 세워서 예전처럼 등산객들로 인한 무질서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더군요.
    전 한 번 가보았는데 그 당시 술에 취한 등산객들이 방사에 마구 들어와
    누워 있는통에 제대로 쉬지를 못했었지요.

    가을에 설악에 가게되면, 용대리에서 하룻밤 묵고 새벽에 올라가서 대청을 거쳐
    오색쪽으로 내려올까 생각중입니다.

    큰산에 가본지 오래되어서 이제는 좀 겁이 납니다.^^

    늘 좋은날 되시고 건강하시길....
  • 별곡 2009/08/26 08:27 #

    단풍철에 봉정암에 가시게 되면
    최고의 풍광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악이야 사철 아름다운 산이지만, 단풍든 설악의
    모습은 환상적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요.^^
  • 보석공주 2009/08/27 19:03 # 답글

    햐~~
    너무 너무 아름다운 설악산입니다.
    신선이 노니는 곳이 따로 없겠지요~
    봉정암도 못가보고 ...
    3박4일 잡으면 갈 수 있을가요? ㅎ
  • 열무김치 2009/10/11 23:32 # 삭제 답글

    자주 갔던곳이긴하지만 늘 새로운 느낌이 납니다.
    탄성이 나오네요.
    빛나는 가을에 다시 가고 싶습니다.
    사진들이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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