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산은 덕유산에 올랐을 때 늘 바라만 보았던 산이었고, 때로는 차로 안국사까지
올라 관광만 하던 산이었다.
붉은 치마산, 산사면의 절벽이 단풍이 들면 마치 여인의 치마폭이 늘어뜨려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적상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단풍철로는 좀 늦지 않았나 싶었지만, 산우(山友)들과 함께 적상산을 찾았다.
적상산 산행 들머리는 일반적으로 적상면 소재지에 있는 적상산가든 앞에서 우측 길을
따르면 나오는 서창 통제소에서 시작하는데, 버스 기사님이 그만 관광하러 올라가는
적상산 길로 접어드는 바람에 산행 시작 시간이 한 30여 분 늦어졌다.

적상산 올라가는 찻길. 안국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산 위에는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있다.
버스 기사님이 산행들머리를 잘못 찾는 바람에 산행시간은 조금
늦어졌지만, 산 밑의 멋진 단풍을 구경할 수 있었다.

적상산가든에서 서창 통제소 직전까지는 버스로 올라 갈 수 있다.
우리 일행은 버스에서 내려 서창 통제소까지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 갔다.
아침에 비가 내리고 날씨마저 궂어 적상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서창 통제소에서 안국사 이정표(3.2km)를 따르면 돌계단 길을 한참을 오른다.

돌계단 길이 끝나면 장도바위를 거쳐 적상산성 서문터까지 흙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는데 단풍은 거의 말라서 볼만한 단풍이 없었다.

단풍은 다 말라 버려 아쉬웠지만 그나마 늦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낙엽이 수북하게 깔린 길이 단풍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장도(長刀)바위에 도착한다. 최영 장군이 칼로 잘랐다는 전설이 전한다.

장도바위 바로 위에는 적상산성 서문 터가 있다.

적상산성 서문 터를 지나 완만한 길을 따르면 능선에 서게 되는데 좌측 길을 따라 향로봉에 오른다.
향로봉에서 조망은 흐린 날씨 탓에 좋지 않다.
향로봉에 올랐다가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온다.

능선에서 점심을 먹고 적상산 정상을 지나 도착한 곳은 안렴대다.
적상산 정상은 기봉인데 통신 시설물 때문에 접근이 금지되어 있다.
안렴대에서 조망 역시 흐릿한 날씨 때문에 좋지 않았다.

안렴대에 갔다가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안국사다.
안국사는 차량들로 몹시 혼잡하다.

차량들로 혼잡한 안국사 경내를 빠져나와 아스팔트 길을 따라 일킬로 미터쯤 내려오면
치목마을 이정표가 나오는데, 치목마을까지는 2.5km를 가리킨다.

치목마을까지는 전형적인 육산의 포근한 길이 이어진다.
송대폭포가 나오기 전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이 가을에 진달래가 피어 있다.
하기야 토요일날은 산골 어느 마을에 갔다가 개나리가 핀 것도 봤는데,
요즘은 가끔씩 계절을 가늠할 수 없는 현상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송대폭포 위 산사면은 마지막 불꽃처럼 단풍이 타오르고 있다.


송대폭포에 도착한다. 층층바위 암반 위로 물줄기가 떨어진다는 곳인데
가을 가뭄 탓으로 물줄기는 겨우 시늉으로만 흐르고 있다.
송대폭포를 지나 부드럽고 포근한 흙길을 따라 내려오면
어느새 삼베 짜는 마을로 유명한 치목마을이다.

치목마을 감나무들은 활개를 쫙 펴고 주렁주렁 감을 달고 있다.
산우(山友)들은 적상산 산행 소감을 마치 동네 뒷산 올라갔다 온 느낌이라고 한다.
된비알도 없고 포근하고 부드러운 산행길 때문이리라.
적상산 산행은, 절정의 단풍은 볼 수 없었지만, 만추(晩秋)의 서정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