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만복대의 조망



만복대는 이른바 지리산 서부능선의 으뜸 봉우리로 성삼재에서 만복대 정상까지의
부드러운 능선에는 억새 군락지가 있어 가을이면 지리산에서는 최고의 억새 산행지로 꼽힙니다.

만복대 산행 기점은 보통 성삼재에서 시작하지만, 겨울철에는 눈이라도 내리면
성삼재에서 정령치까지 이어지는 도로가 폐쇄 되기 때문에 정령치 밑 고기리나,
지리산 온천지역 위에 있는 당동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억새가 물결치던 만복대 능선은 겨울이 오면 눈꽃이 만발하고 살갗을 비수처럼 파고드는
찬바람이 불어 겨울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지난 일요일(15일) 당동마을을 들머리로 하여 고기리까지 이어지는 제법 긴 산행을 했습니다.

포근한 날씨 때문에 눈꽃은 피지 않았지만, 능선에 쌓인 눈이 녹지 않아 눈길만은 원 없이 
걸었습니다.

흐릿한 날씨였지만, 만복대 능선에 오르니 막힌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조망만은 장쾌하였습니다.

남도의 산들은 너울너울 파도처럼 아득히 물결치며 멀어져 갑니다.
어떤 산은 목측(目測)의 끝, 소실점(消失點)을 이루는 곳에서 한 점 외로운 섬이 되어 떠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반야봉은 억센 골격을 드러내고 은밀한 속살마저 보여 주었습니다. 



성삼재 밑에 있는 시암재 휴게소 너머로 산들이 물결칩니다.




좌측으로 노고단이 우측으로는 종석대 그리고 성삼재 휴게소가 보입니다.




목측(目測) 끝에서 산은 섬이 되어 떠 있습니다.




만복대까지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에는 눈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만복대 능선을 오르다 뒤를 돌아다보면 이런 풍경이 보입니다.






멋진 풍경을 눈(目)에 담습니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안복(眼福)이 터진 것입니다.




자연이 그린 산수(山水) 수묵화(水墨畵)입니다. 어떤 유명한 화가도 이처럼 멋진 그림을 그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철쭉으로 유명한 바래봉이 보입니다.




실루엣이 되어 물결처럼 너울너울 퍼져간 산들을 보면서 문득 예전에 썼던 졸시(拙詩) 가 생각 났습니다.





산, 그 능선에 서서
                                  -별곡


 

그대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머리에 이고 산 능선에 서 보았는가.

그 능선 어느 바위틈에 모질게 뿌리박고 허리 구부정하게 서 있는

소나무 밑에서 물 한 모금 마시기 위해 배낭끈 풀었을 때

살아 온 세월만큼 꾹꾹 눌러 담아 온 슬픔, 아픔, 분노, 괴로움, 즐거움, 기쁨

이 모든 것들이 일시에 달려 나와 너울너울 아득한 물결이 되어

퍼져 나가다 그 물결 끝에서 산이 되어 우뚝우뚝 솟아나던 것을.

산 위에서도 길은 사람들 사는 마을로 뻗어 있어서 더 이상 갈 수 없어

산에서 내려올 때 우뚝우뚝 솟았던 그 산들 한 줄기 바람에 하나 둘씩

다시 물결이 되어 흔들리다가 끝내는 잔물결로 잦아들어

드디어,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던 것을

그대 보았는가.


 

by 별곡 | 2012/01/19 20:39 | 아름다운 산하(山河) | 트랙백 | 덧글(4)

선운사 단풍 구경

전북 고창은 볼거리도 먹거리도 많은 고장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한 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요.

그 고창을 대표하는 명소는 아마도 선운사일 것입니다.

선운사는 사철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히 가을 단풍은 인근의 내장사나 백양사에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내장사 단풍을 보러 갔다 온 후 갑자기 선운사 단풍도 보고 싶어져서
짧은 짬을 내서 선운사에 다녀왔습니다.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입니다. 졸시를 한번 붙여 봤습니다.




선운사 가는 길에는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떨어져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선운사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도솔천입니다. 특히 도솔천의 반영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도솔천에 반영된 단풍입니다.




선운사입니다.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에 가기 위해 숲속 오솔길을 따라 걷습니다.




선운사 도솔암 나한전의 단풍 모습입니다.










다시 길을 따라 선운사로 내려옵니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길은 단풍이 아름다운 길입니다.
내장사처럼 인파가 붐비지 않아 좋습니다.

올해는 내장사와 선운사의 빛깔 고운 단풍을 연거푸 보는 호사(豪奢)스러운
안복(眼福)을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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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곡 | 2011/11/12 10:34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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